너무나도 확고한 사실인데 그 사실을 믿어주지 않을 때에 우리는 흔히 내손에 장을 지진다고 말합니다.
만약 손에 장을 붓고 지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살다보면 이렇게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을 빗대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맹세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맹세하지 마라고 하십니다.
"예" 할 것은 "예"하고 혹은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말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예와 아니오로만 대답하다보면 나는 언제나 정의롭지 못한 을의 모습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형제들간에 내가 호언장담을 하며 맹세하게되면 내가 정의로운 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헤로데의 경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자신의 생일에 사람을 죽일 수 있었을까요?
기쁨과 생명이 넘치는 잔치상에 어떻게 사람의 머리를 잘라다가 차려놓을 수 있을까요?
헤로데의 맹세는 술에 취해서 내 뱉은 실수라기 보다 악의 기운에서 나온 맹세였습니다.
그 맹세는 자신이 공정함과 공평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저지른 선전용 맨트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런 맹세를 흔하게 하면 할 수록 언제나 우대받는 자리에 앉게되고 사람들로부터 정의로운 사람으로 비춰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아예 맹세를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맹세 뒤에는 언제나 폭력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두고도, 땅을 두고도, 성전을 두고도, 사람의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하늘도 땅도 성전도 우리 자신도 모두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생명과 평화를 향해서 나아가야지 폭력과 죽음을 향해서 나아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시 한번 우리는 아예 맹세를 하지 말라고 가르치신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가르치신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맹세를 통해서 정의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 하는 겸손함으로써 정의로워진다는 것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자기 입으로 내 뱉은 맹세에 대한 책임은 어느 누구도, 결코 하느님께서도 대변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언제나 겸손한 맹세인 예와 아니오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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