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수련을 받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아침기도 전 동틀 무렵에 성모상 앞에 나와보니 화분에서 자라난 굵다란 선인장에서 꽃이 폈습니다.
꽃대가 올라오더니 어느새 절제를 하지 못하고 넓적한 꽃잎을 활짝 펼치며 방긋 웃어보였습니다.
그때에는 제가 사진촬영 교육을 받고 있었는데 마침 카메라가 있어서 찍어 두려고 마음 먹고 들어가 아침 기도를 드리고 나와보니 이미 꽃은 시들어 버렸습니다.
참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크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이 왜 이다지도 빨리 시들어버렸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단지 사진기에 담아두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간음의 범위를 넓혀 놓으셨습니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라 하셨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욕구 중에서 식욕과 더불어 정욕은 너무나 필요불가결한 것이기에 사실은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단지 인간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절제를 실천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우리는 질그릇 속에 담긴 보물입니다.
절제를 하지 못한다면 기름은 마르고 질그릇은 곧 깨지고 말것입니다.
물론 절제를 한다고 모두가 음욕을 품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귀한 보물일 수록 쓰임새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절제를 하지못해 우리 등잔의 기름을 허투로 써버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이유는 귀하고 좋은 것을 오래토록 남겨두어 하늘나라의 잔치의 기쁨을 지속적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정결한 삶은 어떤 삶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어머니가 아들을 사랑하듯 오래오래 사랑하는 삶이 아닐까합니다.
어머니의 아들 사랑에서는 죄물듦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아들의 어머니 사랑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늘 하루 어머니의 사랑으로 모두를 오래토록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한머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해 연중제11주간 월요일 마태5,38-42 선한 용기 (0) | 2013.06.17 |
---|---|
다해 연중제10주간 토요일 마태5,33-37 겸손한 맹세 (0) | 2013.06.15 |
다해 연중제10주간 목요일 마태5,20ㄴ-26 영혼의 쇄신 (0) | 2013.06.13 |
다해 연중제10주간 수요일 마태5,17-19 작은 계명 (0) | 2013.06.12 |
다해 연중제10주간 화요일 마태10,7-13 거저받은 사랑 (0) | 2013.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