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5,20-26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살인을 하는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통해서 제5계명의 완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관해서 세가지의 예를 들어서 설명해 주십니다.
재판에 넘겨지는 세가지 원인은 첫째는 성을 내는 것, 둘째는 바보라고 말하는 것, 세 번째는 멍청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세 번째 형제에게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라고 아주 극단적으로 말씀하신 듯 합니다.
“멍청이”라는 말이 얼마나 심한 말이길래 그렇게 말씀하신 것일까???하고 생각해봅니다.
“멍청이”라는 말은 “모로스μωρός”로 되어있는데 이는 “느린// 게으른// 둔한// 무딘”이라는 의미를 담고있습니다.
어제 뉴스에서 AI휴먼 로봇이 택배 물류를 처리하는 장면을 보았는데 방송에 의하면 이 휴먼 로봇은 6초에 1개를 구분해서 처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6초에 택배 1건을 분류하는 로봇의 모습은 너무 느리게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하면 저 보다는 몇배는 더 빨리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6초에 1개면 어떻게 됩니까???
1분에 10개// 1시간에 600개// 하루에 14,400개를 분류해 낼 수 있는 로봇이었던 것입니다. 로봇은 쉬지않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사람처럼 빨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우리가 일을 빨리 해치우는 이유가 뭡니까??? 빨리 끝내고 쉬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리오 수사님의 빨리빨리는 간식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봇은 그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것도 사람들이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는 아주 단순한 일을 묵묵히 하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가 흔히 “멍청이”라고 말하는 게으르고// 느리고// 둔하고// 무딘 사람이 결코 멸시나 조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하십니다.
생각해보면 빠르고 잽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빠른 것은 사람을 살리는데 적합할까요??? 사람을 죽이는데 적합할까요??? 사람을 살리는 일은 재빠르게 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달, 두달, 혹은 일년, 이년, 또는 십년 이십년이 걸려서 한 사람을 살려내게 됩니다. 반면에 오히려 사람을 해치고 죽이는 일에 신속함이 긴밀히 사용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멍청이"라는 표현을 가장 큰 살인의 원인으로 분류하신 것은 심오한 인간반성을 담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우리에게 가장 현명하고 가장 적합한 형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한 형제들을 배제시키지 않는 공동체야 말로 참으로 화목한 공동체가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모든 것을 살피시는 하느님 넓은 안목으로 우리 형제들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50612 바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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