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나해 사순제3주간 목요일 루카11,14-23 벙어리 마귀와 하느님의 손가락 (20240307 행운동성당)

jasunthoma 2024. 3. 7. 12:00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여기서 우리가 묵상해 볼 부분은 벙어리 마귀와 하느님의 손가락입니다.

먼저 벙어리 마귀를 생각해봅시다. 벙어리 마귀에서 벙어리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벙어리는 코폰κωφόν인데 코폰의 어원 콥토κόπτω는 때리다 흔들다 떨다 등의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벙어리 마귀의 특징은 말은 하지는 못하지만 움직이기는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자 말을 못하던 이가 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즉 사람들이 하느님께 예배드릴 때에 찬미와 찬송을 드려야 하는데 찬미와 찬송을 드리지 못하던 이가 제대로 말을 하면서 기도를 드리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찬미와 찬송을 드리지 못하면서 몸만 움직여야 했던 사람에게서 마귀가 나가자 그가 말을 하면서 찬미와 찬송의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말을 못하고 몸만 움직이며 기도를 드려야만 했던 그 당사자는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벙어리 마귀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하느님의 손가락을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 루카에서는 하느님의 손가락이라고 되어 있지만 마태오복음에서는 하느님의 영이라고 되어있는데, 프네우마 즉 성령을 뜻합니다. “내가 하느님의 영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마태12,28) 또한 하느님의 손가락은 하느님의 능력을 뜻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즉 하느님의 손가락의 특징은 실행하고 만들고 고치는 능력을 뜻합니다. 마르코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쳐주실 때에 당신의 손가락을 그의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습니다. (마르8,33) 그리고 탈출기에서 이집트에 열재앙을 내리는 장면에서 세번째 재앙을 내리자 파라오의 요술사들도 모세와 아론처럼 하여 자기네 마술로 모기들을 생기게 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세와 아론처럼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요술사들이 파라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손가락이 하신 일입니다.” (탈출8,15) 즉 모세와 아론을 통해서 하느님의 능력을 보여 준 것입니다.

정통 유일신을 믿는 유다인들은 어떻게해서라도 예수님의 신성을 거부하기 위해서 모함을 합니다. 하느님의 능력으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낸 일을 보고 우두머리 바알” “최고의 바알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 것이라고 모독합니다. 유다인들은 그들의 유인신이신 하느님의 능력을 보고 그것은 베엘제불의 능력이라고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그들 편이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2열왕기에 의하면 베엘제불은 그들의 선조인 북이스라엘 왕 아하즈가 믿고 의지하던 신, 에크론의 신 바알 즈붑(2열왕1,2)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역사하심을 모독하여 마귀에게 돌리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가르쳐주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부를 때에 그리스도를 함께 붙여서 부르는 이유는 예수님은 인성과 신성을 모두 갖추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다인들은 정통 유일신을 믿었기에 하느님과 인간을 동등하게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자기들만이 정통이고 나머지는 모두 하찮게 보였던 것입니다. 그들의 하느님은 유일하신 하느님 그리고 나머지는 하찮은 인간들의 신이었던 것입니다. 모세와 아론을 통해서 미리 보았으나 예수님께서 그와 같이 하시자 예수님 안에서 나오는 하느님의 능력을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수그리스도는 우리 하느님의 유일하신 아드님이심을 매 순간 고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