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빈말을 되풀이 한다"는 “바탈로게세테βατταλογήσητε”로 되어있는데 이 단어는 더듬거리다를 뜻하는 "바토스βάττος"와 비이성적이라는 의미의 "알로고스"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빈말을 되풀이 하지마라"는 것은 "비이성적으로 더듬거리는 말을 하지마라"를 뜻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의미에서 사도바오로는 1코린14장에서 신령한 언어에 관해서 전해주고 있는데, 신령한 언어를 "랄로스 글로사"라고 했습니다. 이 "랄로스"는 "수다를 떨다"는 의미이고 "글로사"는"혀"를 뜻합니다. 사도바오로는 이 신령한 언어는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 표징"이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온 교회가 한자리에 모여 모두 신령한 언어로 말하는데 초심자들이나 믿지 않는 이들이 들어와서 그 광경을 본다면 그들은 신령한 언어로 말하는 이들을 미쳤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넓은 의미에서 바오로사도의 신령한 언어로 드리는 "믿지 않는 이들의 기도"는 오늘 복음에서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는 기도"의 모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도바오로는 “나는 영으로 기도하면서 이성으로도 기도하겠습니다”하고 또 “나는 교회에서 신령한 언어로 만 마디 말을 하기보다, 다른 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내 이성으로 다섯 마디 말을 하고 싶습니다”하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사도바오로는 이 이성을 가지고 하는 다섯 마디의 말은 다름 아닌 찬양, 설교, 계시, 방언, 해석이라고 했습니다.
즉 이성으로 여과되지 않은 감각에 의존하는 기도가 바토스라면, 이성으로 드리는 분명하고 체계적인 기도는 로고스이기 때문입니다. 이도 저도 아닌 분명하지 않은 신의 언어로 기도드리냐 아니면 하나이시고 거룩하시고 보편되시며 말씀이신 하느님의 언어로 기도드리냐에 따라서 신들린 언어로 빈말을 되풀이하는 기도가 되거나 아니면 하느님의 언어로 드리는 기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신령한 언어가 아닌 분명하고 명확한 로고스로 드리는 기도를 예를 들어본다면 어떤 기도가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가 아닐까??? 합니다. 즉, 주모경이 될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 그리고 영광송을 끊임없이 흐트러짐 없이 바치는 기도야 말로 교회가 드리는 가장 이성적이며 동시에 감각적인 로고스 기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교회에 모인 모든이가 이성을 가지고 성령에 취해서 드리는 주님의 기도와 주모경이야말로 최고의 찬양이자 설교이며 계시이고 방언이며 해석이 포함된 신령한 언어로 드리는 기도들의 길잡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기도, 주님의 기도로 하느님과의 친교속에서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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