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 숙고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사탄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사탄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요한 묵시록 12장에 의하면 미카엘 대천사는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사탄을 하늘에서 몰아낸 바가 있습니다.
그 후로 사탄은 하늘나라를 차지하기 위하여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탄의 속성은 자신이 본래 살았던 곳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끈임없이 인간을 유혹하는 데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탄은 하늘에서 쫓겨나기 전에 천사들의 대열에 끼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제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지 않는 고을들을 꾸짖었습니다.
특히 카파르나움을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카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성 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카파르나움은 예수님이 광야에서 유혹을 물리치시고 공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신 도시였습니다.
사실 예수님이 공생활 중 행하신 기적들의 완성은 전적으로 광야에서 받으신 유혹을 물리치시는 모습과 연결됩니다.
카파르나움은 끊임없이 인간의 힘과 재능을 추켜세워서 일류가 되도록 부추기는 유혹자의 모습으로 상징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곳으로 일흔 두 제자들을 파견하셨고, 또 파견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중요한 한 가지를 당부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당부는 경쟁(전쟁)이 아니라 평화였습니다.
평화는 봉사하는데서 생긴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광야에서 천사들은 유혹을 받으시는 예수님께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유혹하는 사탄과 시중드는 천사가 늘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만들어 졌습니다.(시편8,6)
천사들에 비하면 인간은 언제나 두번째입니다.
천사들이 일류라면 인간은 이류에 속합니다.
그런데 어떻게되었길래 천사들이 예수님의 시중을 들고 파견된 제자들에게 복종하게 되었을까?하고 생각해 보게됩니다.
인간들보다 더 우월한 천사들이 복종하고 시중을 들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그들에게 있다는 것입니다.(클라우스베르거, 예수1, 405쪽)
유다인들에게 인간과 천사는 지속적인 주제이며, 인류가 타락하기 전에는 천사들이 아담과 하와에게 봉사했다는 확신 또한 그 주제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의 전승에 의하면 천사들은 인간을 섬기는 일을 반기지 않았으며, 이에관하여 악마의 두목(루치펠)은 분격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느님의 모상에 불과한 인간들 사이에서 자신의 주 하느님을 경배라하는 요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천사들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짓자 대단히 기뻐했다고합니다.
이제 봉사할 필요가 없게 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알고 있듯이 아담과 하와는 유혹하는 뱀을 물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인간이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천사가 인간에게 다시 봉사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인간에게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모욕적이고 치욕적이었으면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과 끝에 그는 세차례에 걸쳐 예수님을 이렇게 유혹하였습니다(마태4,3.6; 27,40)
"만약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 . 이런 것 그리고 저런 것을 해 보아라"
사탄은 우리의 육신에는 어떤 힘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육신을 일으켜 세우기도 하시고 허물어 버리기도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지 결코 사탄이 아닙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하늘에서도 발붙일 곳이 없고 땅에서 조차도 군림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않으며서 인간의 지성을 통하여 암시적인 추파를 던지며 우리의 심신을 그들에게 굴복하도록 유혹합니다.
그리하여 봉사할 줄 모르는 사람 위에는 언제나 사탄이 군림하게 되고
봉사하는 사람 아래는 언제나 천사가 시중을 들게 됩니다.
오늘하루 예수님 안에서 가난한 이들의 시중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아 평화를 누리며 기뻐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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