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을 전해 듣고 헤로데가 몹시 당황해하며 불안에 싸이는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헤로데가 전해듣고 불안해 하게 된 일, 즉 그를 불안하게 한 일은 과연 무엇이었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흩어진 양떼를 모아들이는 일'이었습니다.
헤로데가 요한의 목을 베었을때에 그를 따르던 추종자들이 흩어지는 모습을 보고 헤로데는 흡족해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여 흩어졌던 양떼가 다시 모여들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그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 주위로 모여들었던 모양입니다.
더군다나 어제 복음에의하면 모여있는데서만 그치지 않고 모여든 제자들이 이제는 파견되기까지 합니다.
요한과 요한의 제자들은 더러나지 않게 광야에서 혹은 사막에서 하늘나라를 기다렸다면
예수님과 예수님의 제자들은 온 마을과 고을을 두루다니며 공공연하게 하늘나라를 선포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복음은 두 가지 왕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왕국은 목자를 치고 흩어진 양떼를 차지한 헤로디아와 헤로데의 왕국이고
또 다른 왕국은 그렇게 흩어졌던 양떼들이 목자의 음성을 듣고 다시 모여든 그리스도의 왕국입니다.
헤로데의 왕국은 옳은 소리를 못하게 입을 막고 울타리를 둘러칩니다.
폭군은 세상을 지배하기위해 언제나 힘없고 약한 사람에게 모략과 폭력을 행사합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다 차지하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항상 목말라 있고 굶주려 있습니다.
그래서 헤로데는 오늘 예수님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왕이면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하나 없을 만큼 다 갖춰놓고 살았을텐테 그래도 무엇이 좀 모자라고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세샹에 모든 것을 다 물려받았고 세상의 모든 권력을 다 물려 받았다하더라도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오늘 헤로데처럼 불안해하고 몹시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오늘 복음은 애기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그리스도 왕국은 언제나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지팡이도 여행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없습니다.
하지만 평화롭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이 다스리는 왕국은 언제나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언제나 기쁨과 평화가 넘쳐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로 산재해 있지만 언제나 여유롭습니다.
서두르지 않기에 마음으로부터 샘솟는 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부모로부터 조상으로부터 하느님으로부터 물려받을 것은 눈에 보이는 땅과 재물이 다가 아닙니다.
보이는 것에 목숨을 거는 이들은 헤로데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높은 탑을 쌓고 긴 벽을 둘러쳐서 세상을 하나의 거대한 물류창고로 만들어 놓기를 일삼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유산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보이는 이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를 건설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물류창고는 조립식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의 봉사하는 마음 씀씀이고 희생하는 정신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코헬렛은 태양 아래 몸부쳐 사는 인간의 모든 노고가 한낱 허무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업적을 쌓기 위해 모여드는 일은 허무한 일이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디에 모여드는가에 따라 헤로데와 같은 폭군의 종이 되든지 그리스도와 같은 목자의 양떼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땅과 바람 강과 바다 그리고 태양이 움직이고 흐르는 것은 인간을 괴롭히고 착취하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을 풍요롭게 하고 봉사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겸손한 마음과 가난한 정신을 살고 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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