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가해 대림제2주간 수요일 마태11,28-30 영원한 안식(스승)

jasunthoma 2013. 12. 11. 04:31

여러분들은 살아오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무슨 일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까?

요즘에 저는 졸음을 참는 것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멀쩡한 사람이 졸리면 자야하는데 정신차리고 깨어 있어야 할 때가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어제는 서울성모병원에 병문한 갔다왔습니다.

호스피스병동에서 임종을 기다리는 이모부를 뵙고 산책했습니다.

저희 이모부는 제 아버지와 같은 고향 분이십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때의 그 출중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하느님이 다 거두어 가시기 때문입니다.

병실에 다시 돌아와보니 옆 병실에서 성가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봉사자들이 성가를 부르며 거룩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을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가톨릭 교리서에 의하면 안식일은 주님을 위한 거룩한 날(탈출31,15)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엿새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시고

이렛날 쉬시면서 세상만물을 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신 날(탈출20,11)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안식은 무엇일까요?

예수님은 당신의 마음처럼 온유하고 겸손하게 멍에를 메고 예수님에게 배우고 나면 그때에 비로소 우리도 안식을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는 주님의 안식을 다음과 같이 전해주고 있습니다.

피곤한 줄도 지칠 줄도 모르시는 그 분은 피곤한 이에게 힘을 주시고, 기운이없는 이에게는 기력을 북돋아 주신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두 강도와 함께 계셨습니다.

그 중에 한 강도로부터 심한 모욕과 면박과 질책과 조롱과 갖은 수모를 당하십니다.

하지만 아무말도 없이 그 수모를 다 받아들이십니다.

그 치욕과 고통을 받아들이시고 오히려 축복으로 내어놓으십니다.

다른 강도에게 너는 오늘 나와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며 축복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임종이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임종하는 모든이들이 아무런 고통이 없이 새근새근 아이처럼 잠들다가 영원히 잠드는 모양으로 임종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 처럼

마지막 때에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아버지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하고 절규하며 임종하십니다.

마지막까지 당신은 보잘것 없는 인간, 절규하는 인간이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이 주는 안식은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처럼 내가 하느님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나약한 인간임을 증거하는 일입니다.

공생활 때에 그 훌륭하고 출중하던 그 모습은 다 사라지고

아무런 흠도 티도 없는 아기가 온 힘을 다해서 우는 그 나약한 모습으로 아빠 아버지 부르는 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앙인은 예수님이야말로 영원한 안식 그 자체이신 분이심임을 믿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도 예수님을 통하여 비로소 영원한 안식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하루 예수님 안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깨어 기다리는 시간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