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다해 연중제7주간 월요일 마르9,14-29 믿음의 기도

jasunthoma 2013. 5. 20. 05:13

어제까지 우리는 정확히 50일 동안 주님 부활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오순절을 끝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어떻게 해서 승천하시고 성령을 보내주셨는지에 관하여 요한 복음이 전해주는 말씀 속에 머물며 주님 부활의 의미를 새롭게 새겼습니다.

그동안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오른편에 오르셔서 영원으로부터 함께계신 당신의 협조자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 성령의 인도로 세상 끝까지 복음을 선포하는 거처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성령강림 이후 복음선포의 시작을 알리는 첫 날입니다.

그런데 오늘부터는 마르코 복음을 통해 예수님의 공생활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어제의 분위기와 사뭇 다릅니다.

뭔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사실은 이미 예수님의 공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앞서 성탄시기를 보내고 아기 예수님이 성장하시어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시면서 복음 선포를 알리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갈릴레아 호숫가에서 당신의 첫 제자들을 부르시면서 예수님의 공생활은 이미 시작되었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부터는 성령의 인도로 세워진 교회의 공생활이 시작되는 첫 날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런데 그 첫날 부터 뭔가 제자들의 복음 선포 임무가 원활하게 수행되지 못하는 것같습니다.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벙어리 영이 들린 아들을 데려와서 제자들에게 쫓아내 달라고 청하였지만 제자들은 쫓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요?

어떻게해서 성령으로 충만했던 어제와는 다르게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요?

몰론 복음의 흐름을 단절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본다면 문맥상 제자들은 아직 성령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처음 계셨던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 자체로 제자들의 삶은 성령으로 가득차있기에 충분한 상태로 보아야합니다.

다만 그들이 깨닫지를 못했고 받아들이지를 않았을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가 아니면 더러운 영을 나가게 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성령으로 거룩해진 기도가 아니면 악령을 나가게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기도를 하시고 제자들은 기도를 하지 않았다는 뜻일까요?

그런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자들도 분명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비록 예수님은 계시지 않았지만 그 아이 아버지의 부탁대로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만 기도한 겁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드린 그들만의 기도였습니다.

제자들이 기도드릴 때 정작 아이를 데려온 아버지는 그들을 믿지 못해 안절부절했던 겁니다.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그 아이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믿지 못해 머뭇거렸습니다.

그래서 기도는 혼자해서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아이의 아버지의 기도를 들었듯이

우리는 내가 기도를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기도를 하도록 해 주고 그의 기도를 먼저 믿음을 가지고 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이의 아버지가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기도할 수 있도록 기다리셨듯이

우리도 믿음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성령의 은총이 온 세상에 흘러 넘쳐도 우리의 믿음을 거슬러서까지 들어주시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이웃의 기도를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