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무엇이든 청하기만 하면 청하는 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청하는 것보다 더 많이 더 좋게 더 의미있게 해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구체적으로 청하게 되지만 주님께서는 그 구체적인 것과 더불어 온전한 것을 주십니다.
우리는 부분적인 것을 요구하지만 주님께서는 전체적으로 이루어 주신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호박이 넝굴째 굴러들어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호박이겠지만 사실은 넝굴도 필요합니다.
만약 호박만 갖다 준다 해도 우리는 호박을 통째로 먹지는 않습니다.
껍질은 벗겨내고 또 속은 파냅니다.
내가 먹고싶은 부분만을 먹습니다.
내가 먹고싶은 것이 호박이라고 해서 호박만 주어진다면 호박보다 넝굴을 더 좋아하거나 호박 껍질과 속을 더 좋아하는 가축들은 먹을 것이 없게 됩니다.
이렇듯 하느님의 축복은 언제나 넘치도록 베풀어집니다.
제가 수도원에 입회하던 날 한 가지 기도를 드렸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주님께 온전히 바쳐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제가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습니다.
호박넝굴 이야기에서 보듯이 주님께서는 제가 조금만 바치겠다고 해도 통째로 받아들이실 분이신데
아무것도 모르고 저를 온전히 바치겠다고 청을 드렸으니 이제 어쩌시겠습니까?
그래서 기도를 드릴 때에도 무엇을 좀 알고 난 다음 기도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청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아무것도 청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사악한 풍조가 아닐까합니다.
주님께서는 주어진 것도 활용하지 않는 종에게는 칭찬을 하지 않습니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는 말이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무엇이든 우리가 청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먼저 시작해야하고 마지막까지 해야할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우리는 무엇을 청했는지, 누구를 찾았는지, 어느 문을 두드렸는지를 살펴보고
다가오는 2013년에는 넘치는 축복을 잘 맞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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