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때 공부하는 것이 어려울까요
학교 졸업하고 공부하는 것이 어려울까요?
학교 다닐 때에는 가끔 리포트 쓰는 숙제가 전부지요.
숙제만 끝내면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여가 활동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숙제가 공부하지요. 어디 제가 공부하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졸업하고 나니 숙제가 없는데도 매일 공부를 하게 됩니다. ->
게다가 매일 공부하는 것도 어려운데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스스로 자발적으로 공부를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봉헌하셨습니다.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어제 복음과 오늘 복음을 대조해 가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제 복음에 의하면 예수님의 부모는 헤로데가 아기들을 학살하기에
이집트로 피해가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헤로데의 박해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아기의 부모가 계명에 따라서 자발적으로 아기를 성전에 봉헌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어제 복음과 오늘 복음을 통해서 복음서는 우리에게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무슨 메시지를 전해주려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오늘날 우리에게 율법의 계명을 스스로 지킨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그리고 그것이 왜 참된 봉헌을 의미하는지를 상기시켜주고 있습니다.
언급했다시피 오늘 복음인 루카 복음에서는 헤로데의 무죄한 아기들의 박해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를 성전에 봉헌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기 예수님의 성전 봉헌이 그저 물흐르듯이 쉽게만 이루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 아기를 봉헌하는 당사자들에게는 그다지 쉽지만은 않고 간단한 일만은 아니었음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그들은 갈릴레아에서 먼 길을 떠나 베들레헴까지 와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산모가 아기를 낳을 방을 구할 수 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방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은 부모의 입장을 변호한 애두른 표현에 가깝습니다.
사실 그들은 여비도 넉넉지 못했습니다.
나자렛에서 그다지 부유하게 살았을 리도 없었을 뿐더러
여비가 넉넉했다면 방값을 곱절로 또는 네곱절로 지불하고서라도 방을 구할 수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보다 더 유념할 것은 아기에 관하여 정결례 예물로 고작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 중에 봉헌자의 처지에 맞게 제물을 골라 바쳤다는 점입니다.
부모 마음이야 살진 송아지나 복스러운 어린 양을 바치고 싶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처지였던 것입니다.
먼 객지에 와서 하루만 머물러도 이만저만 고생이 아닐텐데 집 떠난지 여드레를 훌쩍 넘겼으니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 값도 지불하기에 벅찼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가진 것을 모두 털어도 어린 집 비둘기 두마리 값도 모자랐을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부족한 자신들이었지만 부모는 자신들의 처지을 원망하기보다 율법이 명령한대로 계명을 지켜 아기를 성전에 봉헌하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러자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은 시메온의 찬미가 이어집니다.
오늘날 우리의 봉헌생활은 어떻습니까?
결코 누군가의 강압에 의해서 봉헌생활을 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헤로데의 박해가 우리를 봉헌생활에로 부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라도 봉헌생활을 하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해도되도 안해도 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봉헌하는 것,
모든것을 다 내어놓아야 하는 처지에서 자발적으로 봉헌하는 자세가 그보다 더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 참된 봉헌생활에로 불러주신 예수님께 감사드릴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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