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 배가 출출해서 라면 물을 올렸다.
이정도면 됐겠지....
늘 사용하던 작은 냄비가 보이지 않아
이곳 저곳 싱크대 여닫지를 펼치다가
그냥 큰 냄비에다가 물을 붓고
라면 스프를 털어 넣었다.
물이 끓자 꺼내 놓은 라면 2개를 넣었더니
생라면이 헤엄을 친다.
아뿔싸!!
전기밥솥에 남은 밥이 있는지 확인도 안 하고
허기져가는 배를 띄우기위해 성급하게도 물을 부었구나!
어쩔수 없이 라면 한 봉지를 더 넣어 끌였다.
조금은 부담스러운 량이 되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물이 원망스러워진다.
단무지와 밑반찬을 조금 챙겼다.
이쯤 돼면 이층에서 계단타고 내려오는 소리가 들릴텐데
오늘은 그마저도 소식이 없다.
텃밭에서 따 놓은 풋고추를 반찬 삼아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남았다.
혹시나 하여 미리 떠놓기 잘했다.
내일은 남은 라면을 먹어야 한다.
난 아직 물조절이 서툴다.
이번 폭우에 물이 넘쳐 이웃이 매몰되고 떠내려갔다.
물이 원망스럽다.
물을 잘 다스려야 식탁이 살고
가정이 화기애애하고
나라가 평화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