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먼저이야기

귀여운 아기는 풍선을 잡고

jasunthoma 2008. 9. 1. 23:37

13 -귀여운 아기는 풍선을 잡고- 03/03/24

따스한 봄날 아기는 아장아장 문 밖을 나왔다.

성큼 자란 후박나무를 신비스럽게 감싸던 안개도 말끔히 사라지고

아침 이슬 맺혀 떨어진 산새 둥지에 분주하게 노래부르며 차린 식탁 위로 해는 떠오른다.

밤새 손님을 지키다가 잠을 설친 강아지는 앞 발을 모으고 기지개를 킨다.

어느새 올라 왔는지 모르게 푸릇푸릇한 쑥이 언덕 베기 위로 얼굴을 내민다.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다가 아기는 등나무 뿌리에 걸려 넘어졌다.

겨우 겨우 일어섰는데 시원한 봄바람이 '휘잉'하고 불어와 이번에는 말라버린 밤송이에 엉덩이를 찧었다.

이렇게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는 무엇인가에 집중을 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확실히 보이지만 희미하게 생각나는

알고는 있지만 막상 입을 열수 없는

잡았는 가 싶었는데 하늘 위로 날아 가버리는  풍선을 쫓아 아장아장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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