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5,17-30
오늘 복음은 요한 복음의 일곱표징 중에서 셋째 표징에 해당되는 “벳자타 못 가의 병자”를 고쳐주신 표징입니다. 이 일 때문에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을 어기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당신 아버지라고 하면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 것은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지금)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여기서 “아버지께서 일하고 계신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특히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일이, 곧 안식일에 하느님께서 일을 하신다는 것에 관하여 유다인들은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에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닐까???합니다.
이 말의 요점은 하느님께서 지금까지 일을 하시는가???입니다. 하신다면 안식일에도 일을 하시는가???입니다. 즉 다시 말하자면 하느님의 창조활동의 끝은 어디인가???입니다. 하느님의 창조활동은 끝이 났는가 아니면 지금까지 이어지는가???입니다.
창세2,2에는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7)날에 쉬셨다.”(창세2,2)
그런데 새번역성경을 보면 이 창세2,2절에 이런 주가 달려있습니다. [사마리아 오경, 칠십인역, 시리아 말 역에는 “엿샛(6)날”로 되어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하느님께서 하시던 일을 엿샛(6)날에 다 이루셨을까??? 이렛(7)날에 다 이루셨을까???입니다.
이렛(7)날에 다 이루셨다고 한다면 쉬는 날인 안식일인 이렛(7)날도 일을 하신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고, 엿샛(6)날에 다 이루셨다고 한다면 다음날 쉬는 날인 이렛(7)날에는 정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한처음 태고적과 같은 날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번역대로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 다 이루셨다”는 쪽으로 받아들이신 것은 아닐까???합니다. 왜냐하면 쉬는 것도 “하느님께서 하시던 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쉬는 것도 창조활동의 연장으로 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창조활동의 연장이 곧 아들의 창조활동 이라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일을 하신 것은 아들 또한 그렇게 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 예수님의 증언이 아닐까???합니다.
창세기에는 인간 창조 이야기가 두차례 나오는데 한처음 태초에 만물을 지어내실 때에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었던”(창세1,26) 여섯째날 창조된 인간. 그리고 하늘과 땅, 즉 (에덴동산)을 만드시던 날 셋째날 땅의 풀 한포기도 돋아나지 않았을 때에 “흙의 먼지로 사람을 받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서”(창세2,7) 창조된 인간입니다.
이 두 가지 창조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첫 번째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고 두 번째 인간은 땅의 모상대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활동을 이렛날에 쉬신 것은 더 이상 아무런 창조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비슷한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이 땅에서도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오늘 안식일임에도 불구하고 벳자타의 병자를 고쳐 주시면서 증언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하루 하느님의 창조활동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하늘에서 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를 그리스도의 모상으로 봉헌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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