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나해 연중제23주일 마르7,31-37 (240908 성바// 250214 스승)

jasunthoma 2024. 9. 8. 05:45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고쳐주십니다. 이 치유장면을 자세히 보면 예수님의 다른 치유장면들보다 상당히 신중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먼저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그리고 2. 당신의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십니다. 그리고 3. 그 손가락에 당신의 침을 바르십니다. 그리고 4. 그 침을 바른 손가락으로 그의 혀에 손을 대십니다. 그리고 5.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십니다. 그리고 6. 마지막으로 그에게 에파타/열려라!”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그가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토록 신중하고 복잡한 치료과정을 행하신 것은 그의 귀와 혀를 풀어주시기 위해서였음을 알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의 귀가 열리고 묵인 혀가 풀려서...”라고 했는데 묶인 혀...”라고 할때에 묶인”이라는 말은 그 사람의 귀와 혀의 상태를 알려주는 의미있는 단어입니다. "묶인"은 "데스모스"라고 되어 있는데 이 "데스모스"는 족쇄/칼라/올가미/목줄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의 귀와 혀에 어떤 인위적인 장치가 고정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의 귀를 닫아서 고정시켰던 장치 그리고 그의 혀를 묶어 놓았던 장치가 무엇이었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오늘 복음 서두에서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고쳐주시기 전에 예수님께서는 상당히 먼 거리를 여행을 하고 갈릴레아로 돌아오셨습니다. 겐네사렛에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서 갈릴레아 호수에 도착했다고 전해줍니다. 데카폴리스 한 가운데를 가로질렀다는 말은 이방인 지역의 중요한 문화와 전통을 경험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신 곳이 갈릴레아라고 되어 있는데 갈릴레아 어느쪽입니까???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서 도착할 수 있는 갈릴레아입니다. 성경지도를 보면 데카폴리스의 도시 가운데에 갈릴레아와 가장 가까운 도시는 가다라입니다. 가다라는 어떤 곳입니까??? 마르5장/마태8장에서 마귀들과 돼지 떼가 호수 속에 빠졌던 곳입니다. 마르5,1/루카8,26에서는 이곳을 게라사라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곳은 어떤 군대라는 이름을 가진 이가 족쇄와 쇠사슬로 묶인채 무덤에서 살고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무덤은 므네메이온으로 되어있는데 므네메이온은 기억/회상/추억/기념비/기념물/유적등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그곳은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이스라엘 사람들과 다른 이색적이거나 이국적인 곳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루카복음에서는 그곳 사람은 옷도 입지 않을 뿐 아니라 집에 있지 않고 무덤에서 지냈다고 전해줍니다. 그러한 곳에 살던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예수님께서는 고쳐주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사람들이 예수님께 데리고 왔던 귀먹고 말못하는 이의 족쇄가 되었던 것은 이방인들의 다양한 전통과 문화환경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이스라엘과 이방인들과의 문화적 충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손을 얹어서 강복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귀먹고 말못하는 이를 고쳐주기 위해서 다양하고 복잡한 치료과정을 보여주신 것은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세심하게 배려하신 모습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예수님의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히고 칭찬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봉헌생활이 세상의 것으로 치장하지 않은 봉헌생활이 되어야 하겠지만 세상의 것을 배척하는 봉헌생활이 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오롯이 그리스도의 정신과 마음으로, 그리고 바오로의 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야고보서는 금가락지를 끼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과 누추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가난한 사람을 골라 믿음의 부자가 되게 하시고 약속하신 당신의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1독서 이사야서는 이렇게 선포합니다.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 .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