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나해 연중제5주간 수요일 마르7,14-23 (240207 리디아// 240901 바딸// 250212 생활성서; 행운동성당)

jasunthoma 2024. 2. 7. 05:08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음식의 깨끗함과 더러움에 관하여 설명해주십니다. 음식의 선악과라고나 할까요.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시는 선과 악 중에서 특히 악을 상징하는 더러움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바라보는 더러움과 다릅니다. 오늘 더러움에 관한 논쟁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었는데 이를 지켜보던 바리사이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여기서 더러움은 코이노스κοινος인데 코이노스는 공중의 공공의 일반적인 평범한 등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바리사이들이 했던 말을 다시 말하자면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공중의/ 공공의/ 일반적인/ 평범한)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입니다. 즉 씻지 않은 손(밖에서 일하던 손, 장터에서 대중 군중들과 접촉하여 오염된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습니까???하고 질문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이 잘못된 질문입니까??? 지극히 정상적인 질문이죠. 밖에 나갔다 왔는데 손이라도 씻고 음식을 먹으면 조상들의 전통도 지키고 건강에도 좋겠다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요구사항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드릴 음식조차 코르반(하느님께 바치는 예물)이라고 하여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한 위선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그를 더럽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아듣지 못하느냐?...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그러면서 그들은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계명을 버리고 전통을 지키는 이들"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정말 그들의 말대로 율법(613계명)에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어라는 계명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탈출30,19에 의하면 제사장은 봉사 전에 손과 발을 씻어야한다고 했습니다. 제사장이 손을 씻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제만 씻으면 되는 것이죠. 제사장에게 한정되어있는 규정을 일반화시켜서 교리로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코르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목적은 다른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조상들의 전통을 빌미로 모든 식탁위의 음식을 예물화시키기 위함입니다. 식탁의 음식을 음식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음식을 예물로 바라보게 합니다. 심지어 그들이 정결례에 요구하는 한움큼의 물조차도 물이 아닌 정결예물로 규정합니다. 그런데 만일 일하고 들어온 일꾼이 있다면, 그에게 식탁의 물을 마시는일이 급할까요??? 그 마실 물로 손을 씻는 일이 급할까요???

바리사이들은 정결과 부정을 구분지을 때에 규정된 예물을 바친 사람이냐 바치지 않은 사람이냐에 따라 구분짓지만 예수님께서는 규정된 예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속의 움직임을 보십니다. 마음 속으로 나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부정하고 더러운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예물이란 사실은 예물이기 이전에 일용할 양식입니다. 안식일의 주인은 사람의 아들이라고 하신 말씀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음식은 모두 깨끗합니다. 왜냐하면 모두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음식이 예물이되면 깨끗거나 더럽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 음식은 이미 먹을 수 없는 예물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먹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게도 마음속으로 먹을 수 없다고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어리석고 나쁜 생각들이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데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는 것입니다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 나쁜말을 들는 사람도 쉽게 더럽혀집니다그러나 신앙공동체 안에서는 오직 말을 내밷은 당사자만이 더러워질 뿐이고 듣는 사람에게까지는 더럽히지 못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쓴 소리를 들으면 이를 담아두기보다 오히려 이를 변화시켜 달고 유익하게 내어놓습니다.

"신심생활입문"에 의하면 "백리향초라는 쓴 풀의 꽃에서 취한 꿀이 제일 달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같은 꿀이라도 꿀벌이 먹으면 최고로 단꿀을 만들지만 말벌이 먹으면 강한 독을 뿜는다고 합니다. 선한 마음에서 나쁜것이 나올 수 없고 악한 마음에서 좋은 것이 나올 수 없다는 말씀 또한 우리의 내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기 위한 예수님의 말씀과 같습니다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그 사람의 본래 심성을 더럽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아듣지 못하겠느냐하고 반문하셨던 것입니다중요한 것은 손을 씻고 안씻는 습관적인 행위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고 격려하는 마음가짐이 될 것입니다그러한 마음가짐이야말로 말씀을 듣고 깨달을 수 있는 귀가 열릴 때에 생겨나지 않을까? 싶습니다그렇게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릴때에 하늘나라도 열리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말씀을 잘 듣고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