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흔히 새차를 구입하면 축복예식을 한 다음 자동차 뒷 유리창에 성서를 두거나, 룸미러에 묵주를 메달거나,
키 꽃이에 야광 묵주를 꽃거나, 변속레버에 벼락맞은 대추나무 묵주를 칭칭 감아 놓거나,
밖에서도 잘 보이도록 전면 진열대에 십자로고를 세워두거나,
차량 유리창에 이런저런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경우를 볼 수있습니다.
어떤 것이 도움이 될지 모르니 이것 저것 있는대로 다 붙들고 빌어보자는 솔로몬의 처세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의 자동차일수록 꼭 트렁크나 본닛을 열어보면 마른 명태에 하얀 무명실을 한다발 묶어서 한쪽 구석 깊숙히 박아 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러가지 표징이 될 만한 것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하기 위한 마음에서 그러지 않을까 하고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부적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거기에 한 가지 덧 붙여서 불랙박스를 답니다.
그러니까 그런 여러가지 표징이 될 만한 것들을 치장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 했을 때에 잘 잘못을 정확하게 따져 묻기 위한 방지책을 쳐 놓은 것입니다.
불의한 시비를 가려내고 누가 얼마의 책임을 져야하는지를 분별하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특히 요나의 표징과 더불어 솔로몬의 지혜를 언급하십니다.
사실 솔로몬은 하느님께 지혜와 분별력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솔로몬의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남방여왕이 땅 끝에서 온 것은 솔로몬의 그러한 분별력있는 지혜를 듣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지혜가 아니라 직무를 말씀하십니다. 솔로몬 왕의 지혜보다 요나 예언자의 설교보다 더 큰 직무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먼저 예수님의 직무는 사제직에서 완성됩니다.
솔로몬의 왕직보다 니네베 사람들을 회개시킨 요나의 예언직보다
사람의 아들의 사제직이 오늘날에 더 시급한 직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제직이란 봉사직을 말합니다.
물론 왕직도 어떤 면에서는 봉사직으로 볼 수 있고 예언직도 마찬가지로 봉사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제직이란 봉헌된 사람들의 모든 신앙생활과 밀접게 관련됩니다.
그러한 자기 희생적인 봉헌 생활은 솔로몬 처럼 누구를 분별하거나 요나처럼 회개를 선포하여 단죄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기적을 행하신 것은 군중들에게 보여주고 인기를 얻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생존이 걸린 이들의 간절한 몸부림과 죽음에 몰린 이들의 절박함을 공감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기적의 표징이 될 것이다'라고 하신 것은 지금까지 기적을 직접 행하신던 분이 이제는 기적의 대상이 되신다는 말씀입니다.
기적을 행하는 주관자로서가 아니라 기적으로 치유되는 병자처럼 당신도 기적의 표징, 그 자체가 되신다는 말씀입니다.
자신이 직접 희생 예물, 봉헌 예물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가져온 봉헌예물에 대해 이렇쿵 저렇쿵 하며 분별하는 제사장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먼저 봉헌물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아들인 성자가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는 일이야 말로 세상에서 최고의 가치있는 일이며 가장 큰 기적의 표징으로 드러납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의 종이 되셨다는 신앙의 신비를 받아들일 때에 더욱 확고해 질 것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우리 자신의 봉헌된 신앙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당 도서선교 때, 안녕하세요. 사무장님!!!
아. . . 저는 본당 보좌 신부입니다 하시며 곧바로 가서 끌레즈 셔츠를 입고 나오셨다.
또 다른 본당에서, 안녕하세요 신부님!!!
아 . . . 저는 사무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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