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다해 부활제5주간 목요일 요한15,9-11 나무의 마음

jasunthoma 2013. 5. 2. 05:11

월말이 되고 새달이 다가오면 공동체 계획들이 계시판에 붙게 됩니다.

그런데 월말에 계획을 세워서 제출했는데 불과 며칠 만에 날자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생겨서 고민 중입니다.

여건이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처음에 세웠던 계획대로 진행하려고 노력할 때 공동체는 투명해 집니다.

뭘 좀 하자고 하면 꼭 처음에는 안한다는 형제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반응이 없이 그저 지켜보는 형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가 며칠지나고 때가 가까와 오면 마음을 바꾸어 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공동체로 봐서는 안한다고 했다가 마음을 바꾸어 한다고 하니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처음에는 한다고 했다가 때가 가까와 오면 꼭 못하는 일이 생기는 형제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공동체 계획에 구멍이 납니다.

누군가가 대신 희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느 형제가 공동체에 더 유익할까요?

어느쪽이 더 유익하지 덜 유익한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언듯 보기에는 한다고 했다가 안하는 두번째 형제의 경우가 피해를 주는 것 같습니다.

한다고 했다가 안해서 발생하는 빈자리를 누군가가 채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공동체 계획이라는 점에서만큼은 첫번째 형제의 잘못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못한다고 했다가 나중에가서 한다고 하면

공동체의 계획을 처음부터 축소시킬 수밖에 없어서 할 수 있는 일도 못하게 계획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극적으로 세운 계획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일일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는 아들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켜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요?

포도나무의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포도나무는 한 해가 지나고 새해가 오면 작년에는 멀쩡했던 가지가 말라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원 가지에서 나온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곁가지에서 나온 가지로 지나치게 많이 뻗어 나간 가지입니다.

포도나무는 겨울이오면 스스로 열매맺지 못할 가지를 눈여겨 봅니다.

그런 가지는 농부이신 아버지께서 치기전에 나무가 먼저 알고 있습니다.

봄이 오면 농부의 수고를 덜어주기라도 한 듯이 알아서 수액을 끊어버립니다.

좋은 열매를 위해서 나쁜 가지를 알아서 치는 겁니다.

농부의 마음을 나무가 아는 듯 합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아들이 아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은 종속관계가 아니라 언제까지나 수평관계로 이해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애야 너는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하고 명령하여도 아들은 싫다고 분명하게 밝힐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동등한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가라고 해서 가는 아들이 있고 가라고 해도 안가는 아들이 있는 반면에

아무말도 안했는데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가는 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돌아와서 아버지께  올해는 포도밭을 어떻게 가꿀지 문의하는 아들도 있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속에 아들의 마음이 있기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아버지의 사랑 안에 머물러 사랑받는 자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