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다해 부활팔일축제내 토요일 마르16,9-15 안식일의 부활(딸)

jasunthoma 2013. 4. 6. 03:21

여러분들은 오늘 일하시는 날입니까?

요즘은 쉬는 날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추세인것 같습니다.

저희는 오늘 쉬는 날입니다. 안식일입니다. 내일도 안식일 입니다.

그런데 간혹 형제들 중에서 일주일 내내 안식일인 분들도 있습니다.

뭐 일이라는게 별거 있나 살아있는것 자체가 일이지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기야 하느님이 보시기에 모든 피조물은 꼼지락꼼지락 살아 있다고만 여기지 무슨 대단한 사도직을 한다고 여기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하루하루가 다 안식일인 셈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되살아나신 당신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제자들은 예수님이 되살아나셨다고 증언하는 이들의 말을 믿지 않았을까요?

예수님께서 주간 첫날 새벽에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게서는 여섯째날 돌아가시고 일곱째날 온전히 죽으셨습니다.

주간 첫날은 오늘날에는 주일에 해당하지만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일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공생활 중에 예수님과 율법학자들과 논쟁의 핵심은 언제나 안식일법에 관한 일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여태 일을 하고 계시니 나도 일을 하는 것이다라며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라도 사람을 살리셨던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께서 안식일에 침묵하셨던 것입니다.

여섯째날 죽으셨으니 그 다음날이 안식일이라도 제자들에게 나타나실 줄 알았지만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셨습니다.

제자들에게 그런 안식일 하루가 얼마나 길었을까요?

장례를 치러보셔서 다들 아시겠지만 임종하는 날은 이것저것 준비하고 연락하느라고 정신없이 지나가고 셋째날은 출상을 서둘러서 장지까지 가야되니 또한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그런데 둘째날은 새벽부터 밤까지 온종일 하루가 어찌그리도 긴지 모릅니다.

그런 하루를 침묵속에 보내야했던 제자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예수님만 지옥까지 내려가신 것이 아니라 살아있던 제자들도 그날만큼은 지옥을 체험하고도 남았습니다.

살아생전에 가르치시던대로라면 안식일이라도 부활하지 못하실 리가 없습니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보는데서 보란듯이 안식일에 부활하시어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면 안될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날 만큼은 온전히 죽으셨습니다.

그러고 난 다음날 주간 첫날 풀이 꺽인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니 제자들이 주님의 부활을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제자들이 기쁨을 감출 수 없이 기뻐한 것은 한 참 지난 후의 일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주님의 부활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받아들였더라도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제자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실재로 예수님의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날 이른 새벽 마리아가 무덤을 찾아갔을 때에 예수님은 이미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마리아가 찾아간 시간보다 더 일찍 서둘러 일어나신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자정이 넘자마자 부활하신 것입니다.

당신께서도 부활을 준비하느라 온종일 깨어계셔야 했습니다.

그래서 주간 첫날 새벽이라는 말에서 우리는 예수님도 얼마나 부활을 기다리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마침내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하고 말씀하십니다.

봄 볓이 아지랭이를 잡아 당기면 새싹들이 무럭무럭 자라나듯이

오늘 하루도 주님의 부활로  복음이 선포되어 모든 피조물이 무럭무럭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