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이 여름 방학보다 좀 더 깁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여름 방학은 30일 남짓하고 겨울 방학은 40일 남짓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제 막 방학을 시작할 때에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숙제가 있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숙제를 안합니다.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남으면 정신차립니다.
그리고 밀린 숙제 하느라 밤잠 못자고 열공분위기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요나가 큰 물고기 뱃속에서 사흘만에 나와서 니네베 사람들에게 외친 말입니다.
이 말을 듣고 니네베 사람들은 회개합니다.
이 소식이 임금에게 전해지자 임금도 회개해 버립니다.
그런데 왜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외칠 때 '사십일'이 지나면 성읍이 무너진다고 말했을까요?
사흘이나 하루 뒤에 멸망한다고 촉박하게 말했다면 좀 더 빨리 정신차릴텐데 왜 그렇게 외치지 않았을까요?
사십일이면 한달하고도 열흘이나 남은 긴 기간인데 그렇게까지 시간을 많이 준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십일은 하느님과 다를 수있지만,
니네베 사람들이 요나의 말을 듣고 당장 회개해 버린 후에
하느님께서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거두시자 요나는 언짢아서 화를 내었습니다.
그만큼 니네베 사람들이 멸망해버리기를 바랐던 모양입니다.
요나는 그들이 평소에 살던 대로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여유롭게 살면서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만약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을 정말 위하고 그들이 회개하기를 바랐다면 '도끼가 나무 뿌리에 다았으니 당장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고 요한처럼 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히브리인도 아니고 이스라엘인도 아닌 이방인들입니다.
그것도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원수나 다름없는 도시의 사람들입니다.
요나는 이런 사람들에게 자애를 베푸시는 하느님이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그들에게 악한 세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표징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니네베 사람들은 요나의 소문만 듣고도 단식하고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 썼습니다.
요나를 보고 설교를 직접 들은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해 들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오늘 의심 많은 군중들은 표징을 확인하기 위하여 예수님께 몰려왔습니다.
예수님이 어디에서 났으며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를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분의 말씀을 확인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표징이 아니라 이제는 당신 자신이 표징의 대상임을 알려주십니다.
당신 이름만 듣게 되더라도 회개하는데 합당한 때가 다가 왔음을 알아차리기를 바라십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심판때에 이스라엘인이 아니라 오히려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를 단죄하듯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말씀 만으로 회개의 때를 알아차렸고 회개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말씀으로 회개하는 데에 미적거리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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