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심판에 관하여 말씀하고 계십니다.
심판때에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우리를 갈라 놓는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양과 염소를 가지고 의인과 죄인을 구분하실까요?
양이 염소보다 키가 크고 잘생겨서 그런것 같지는 않습니다.
외모로 보면 염소가 양보다 훨씬 나은것 같습니다.
길쭉한 수염도 있고, 멋진 뿔도 달렸고, 늘씬한 다리로는 여기저기 못 올라다닐데가 없을 정도로 날렵합니다.
한 번은 친구네 집에서 방목하는 염소를 잡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여섯명이 배를 타고 작은 돌섬으로 갔는데 번식을 많이 해서인지 금방 눈에 띄었습니다.
오전내내 염소 쫓다가 지쳤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습니다.
여섯명이 먹을 것 같으면 작은 염소도 괜찮겠다 싶어서 오후에는 어린염소만 쫓아다녔습니다.
결국 뿔이 작고 귀여운 어린 염소를 한마리 잡았습니다.
어찌나 크게 울어대는지 난감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람이 있고 행복했습니다. 염소는 불행했지만.
그런데 양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양은 방목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양은 주인없이는 육개월을 못버틸 정도로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양은 염소처럼 자기 방어기재가 없습니다.
빠르게 뛰지도 않고, 높은 곳에는 올라가지도 않습니다.
평지에 널린 풀을 먹고, 잡혀도 울지 않습니다.
그리고 양들은 시력이 약하다고 합니다.
양을 잡아도 양이 울지 않는 것은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양이 자기 방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은 목자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양들은 목자의 모습을 보고 찾는 것이 아니라 목자의 음성을 듣고서야 비로소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양이 자기를 방어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목자를 향한 믿음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양을 당신의 오른쪽에 세워 축복을 해 주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양은 동물이면서도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식물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듯이 살아가는 이들이 예수님으로부터 의인으로 초대받은 가장 작은 이들입니다.
하느님의 뜻만을 믿고 따르기 위해서 자기를 무력하게 하신 예수님 처럼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들입니다..
이들은 또한 눈에 보이는 것을 멀리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러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우리 형제들 가운데 가장 작은 이들에게 해준 것이 바로 주님의 뜻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도 우리에게 그렇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한다"는 주님의 뜻을 한 가지라도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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