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중이야기

수도원 들어오던 날

jasunthoma 2011. 4. 29. 01:11

 

맨 처음 수도원 들어오던 날

눈 앞이 캄캄했었지.

길 잃은 망나니는

시커먼 마음 속에 던져진 단단한 각설탕.

시리고 애려서 마음이 울렁이고

누가 날 여기에다 데려다 놓은걸까.

어느새 어두움은 깊어지고 깊어지고.

 

처음 수도원 들어오던 날

만남은 반갑기도 설래기도 두렵기도했었지.

감았던 눈을 떠도는 새얼굴

가던 모퉁이를 돌아서도 새느낌

가벼운 눈인사로 서먹해새웃음.

어느새 어두움은 넓어지고 넓어지고.

 

수도원 들어오던 날

새 날 하루는 원하지않는 배꼽에 매달려

원심으로 빙글빙글 초심으로 째깍째깍.

하얀 책장을 검지로 눌러 왼쪽 어깨를 덮으면

어느새 어두움은 엷어지고 엷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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