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이야기

복음을전할때(마르3,7-12)

jasunthoma 2010. 1. 21. 15:49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내려가셨다. 회당에서 치유하시며 가르치신 뒤에  물이 모인 곳, 지표면에서 가장 낮은 곳인 호숫가로 가셨다. 율법학자들이나 대사제들도 병들어 신음하는 사람들을 들여다 보고 아파하는 그들에게 하늘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전하며 용기를 주고 희망도 안겨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서 몰려든 곳은 회당이나 성전이 아닌 예수님 곁이었다. 예수님게서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희생제와 속죄제가 이루어지는 제단이 아닌 오히려 힘없고 보잘 것 없는 이들을 우러러 보듯이 대면할 수 있는 낮은 장소로 물러가신 것이다.

 

여기서 예수님의 겸손함을 느낄 수 있다. 흔히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바리사이와 율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대접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를 꼽는다면 당연히 회당이나 성정일 것이다. 그 곳에서만큼은 그들을 폄하하거나 힐책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런 곳을 버리고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올 수가 없었을까. 오늘 독서에서 필리스티아(불레셋)장수를 물리치고 돌아온 사울왕과 다윗을 보고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네"하고 여인들이 노래하자 사울왕은 다윗을 시기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회당을 나온 예수님께로 큰 무리가 따르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의구심에 차 시기하였을 것이다. 큰 소리로 예수님의 업적을 노래하는 사람들로 인하여 그들의 시기심은 증폭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밤이새고 낮이가까이 오듯이 조용하고 엄숙하게 하느님의 구원사업이 이루어지기를 원하셨다.

 

열왕기 상권 19장에 보면  다시 음성이 들려왔다. "앞으로 나가서 하느님 앞에 있는 산 위에 서 있거라." 그리고 하느님께서 지나가시는데 크고 강한 바람 한 줄기가 일어 산을 뒤흔들고 하느님 앞에 있는 바위를 산산조각 내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바람 가운데 계시지 않았다. 바람이 지나간 다음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지진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지진 다음에 불이 일어났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불길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불길이 지나간 다음, 조용하고 여린 소리가 들려왔다. 는 대목을 참조할 수 있듯이 엘리야에게 나타나신 하느님은 떠들석하고 소란스러운 곳이 아닌 조용하고 여린분위기에 나타나신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일출이 떠오를 때처럼 장엄하고 조용히 하느님의 구원사업이 이루어지기를 원하셨다. 신이난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반겨하지 않으셨다. 우리가 복음을 전할때에도 이와 같은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먼저는 겸손하게 자신을 낮은 데로 향하고 그리고 여리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병고에 지친 이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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