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22
저 사람이 없으면 안될 것으로 알기 시작하면서 하느님께 소홀하는 위선이 생긴다. 또는 이 집이 없으면 안될 것으로 알고, 그 돈이 없으면 안될 것으로 알고, 이 직장이 아니면 체면이 서지 않으니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위선은 시작된다.
어려운 살림살이를 막 시작한 신혼부부는 좋은 집과 많은 돈과 유력한 직장이 아니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힘이 있고 또 그렇게 살 수 있다. 서로 사랑하고 있고 앞날에 작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갖춘 다음에는 무엇이 남는 것일까.
아무것도 없이 시작할 때에는 진실한 마음이 있었다. 아무리 사악한 바리사이들이라도 처음부터 눈이 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에게도 진실한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살림살이가 불어나면서 그들에게 하느님은 배불리시는 분, 권력을 주시는 분, 나의 위신을 세워주시는 분으로 알게 되고 재물과 권력과 체면 세우는 일이 없이는 살 수 없을 지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느님이 지금 당장 내게서 이 모두를 거두어 가신다고 해도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다면 이 시간의 짧은 고통은 차라리 견디기 수월하지 않을까. 내 생활이 물질적으로 안정을 찾기 시작하면 분명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교훈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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