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하고 부활에 관해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마르타가 “마지막 날 부활 때에 오빠도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하고 말합니다. 그 당시에는 유다인 대다수가 이미 부활을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부활은 언제 도래할지 모르는 야훼의 날의 구성요소 중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마르타가 알고 있던 부활은 다니12,2에서 물려받은 유다인 종말론을 포함한 부활이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육신은 생명을 잃은 그림자처럼 스올(땅속/암흑속)로 내려가지만 언젠가 있을 그날에 다시 살아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개념을 바로잡으셨습니다. 마지막 날, 야훼의 날이 아니라 당신을 믿는 사람은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졌음을 선포하십니다. 이 새로운 선포는 죽지 않는 영혼과 땅에서 부패한 육신 사이를 갈라놓습니다. 이 죽음으로 갈라진 영혼과 육신 사이에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우리의 영혼과 육신 사이에 메시아가 계신다는 것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그분을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것이 예수님의 부활 선포입니다.
따라서 이 부활은 믿음으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마르타는 처음에 믿지 못했습니다. 다만 부활에 관해 알고 있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가 다볼산에서 보여주었던 믿음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16,16)에서처럼 마르타도 예수님이 그리스도(메시아)이시라고 고백합니다. “예, 주님!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요한11,27) 마르타의 이러한 고백을 듣고 있던 마리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도들에게 주님의 부활하심을 알리는 사도 대열에 들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 마르타와 마리아는 예수님의 부활을 이토록 충실히 믿고 선포할 수 있었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그 당시 예수님의 부활 선언은 유다인들의 부활 신앙을 허무는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두려워했고 거북해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마르타와 마리아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믿었습니다. 여기서 믿음이라는 말은 피스티스인데 피스티스의 어원 피이토마이는 설득하다/납득시키다/확신시키다는 의미입니다. 즉 믿음으로써 설득하고 납득시키고 확신시키는 선포적 활동이 동반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르타와 마리아가 이렇게 위험을 감수하고 선포적 활동에 동참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은 서로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11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와 그 여동생과 라자로를 사랑하셨다.”(요한11,5) 여기서 사랑하셨다에서 사랑은 아가페인데 이 아가페는 인간과 신 사이에 사랑을 의미하는 신적인 사랑입니다. (필레오=인간적인 사랑) 이 신적인 사랑에 관하여 예수님께서 참포도나무 비유에서 이렇게 설명해 주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15,12-13) 결국 아가페적인 사랑은 친구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신과 내가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내가 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낫다고 생각하면 아가페적인 사랑을 성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마르타와 마리아 그리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친밀한 친구였기에 예수님의 부활 신앙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부활의 신비를 고백하고 살아갈 수 있는 시간으로 봉헌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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