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요한복음에서 당신을 정의하신 7가지 상징 (빵/빛/문/목자/부활/길/포도나무/) 중에서 마지막에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빵(6,35.48.51)/ 빛(8,12)/ 문(10,7.9)/ 목자(10.11.14)/ 부활(11.25)/ 길진리생명(14,6)/ 포도나무(15,1.5) 이는 시작과 마침이 빵과 포도인 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전 (이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안에 다시 세우겠다 -요한2,19- 하고 말씀하신 당신의 몸인 성전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빵과 포도 열매로 바쳐지는 성찬례를 거행하는 성전이 바로 7가지 상징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빵 - 가장낮은 곳 열매/ 겨울을 상징하는 봉헌물
포도나무 - 가장높은 곳 열매/ 여름을 상징하는 봉헌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너희는 가지다에서 가지는 그리스어 끌레마κλήμα로 써졌는데 “절단”하고 “자르”고 “조각”하다는 의미의 명사로 써있습니다. 이 클레마의 어원은 끌라오κλάω인데 끊다, 부수다, 꺾다, 터뜨리다 등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너희는 가지다 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실 때에 이 가지는 “꺾고” “부수고” “끊어버리고” “절단하고” “자르고” “조각하고” “떠뜨리라”는 의미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뭐 때문에 그리하라는 것일까요??? 무엇을 위해서 꺾고 부수고 끊어버리고 절단하고 자르고 조각하고 떠뜨리라는 말씀일까요???? 열매를 맺기 위해서 그리하라는 것입니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 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하려고 그리 하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열매는 까르뽀스καρπός 인데요 씨앗, 이익, 이득, 아이, 아들, 몫 이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의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는 이 말씀 즉 나는 “참 포도나무”라는 이 말씀은 구약성경에 비추어보면 획기적인 가르침입니다. 원래 구약에서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부를 때에는 포도나무가 아니라 포도밭이라고 했습니다. 포도밭이라는 말은 개체가 아니라 영역과 영토라는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영토의 의미인 포도밭을 개별지체로서 하느님께 합당한 열매를 내는 포도나무로 지칭하신 것입니다. 이사야서 5장에 포도밭의 노래를 쭉 읽어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만군의 주님의 포도밭은 이스라엘 집안이요 유다 사람들은 그분께서 좋아하시는 나무라네. 즉 포도밭은 이스라엘 집안이고 유다인들은 나무입니다. 이사야는 여기서 포도밭을 타이르지 않습니다. 포도나무를 질타하고 있습니다. 포도밭이 엉망이 된 데에는 원인이 있는데 그게 바로 포도나무인 유다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포도나무가 어떻게 했길래 그렇게 되었다는 말입니까??? 그리고 결과적으로 포도나무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좋은 포도나무를 심어서 “나는 좋은 포도가 맺기를 바랐는데 어찌하여 들포도를 맺었느냐?” 즉 변절하고 타락했다는 말씀입니다. 누가 그랬다는 말입니까??? 이스라엘이 아니라 개별지체인 유다입니다. 포도밭이 아니라 포도나무가 그랬다는 말씀입니다. 왜 포도나무가 그렇게 되었습니까??? 잔가지와 넝굴가지를 깨끗하게 쳐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다 쳐내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해야 하는데 그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사야는 이러한 유다의 깨끗이 손질하지 못한 잘못들을 ‘6가지 재앙’이라고 하며 고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불행하여라, 빈 터 하나 남지 않을 때까지 집에 집을 더해가고 밭에 밭을 늘려 가는 자들! 너희만 이 땅 한가운데에서 살려 하는구나. 둘째 불행하여라, 아침 일찍부터 독한 술을 찾아다니고 저녁 늦게까지 술로 달아오르는 자들! 그들은 비파와 수금, 손북과 피리 소리와 더불어 술을 마셔대면서 주님의 업적에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주님의 손이 이루신 일에는 눈도 돌리지 않는다. 셋째 불행하여라, 거짓의 끈으로 죄를 끌어당기고 수레의 줄을 당기듯 죄악을 끌어당기는 자들! 넷째 불행하여라! 좋은 것을 나쁘다고 하고 나쁜 것을 좋다 하는 자들! 어둠을 빛으로 만들고 빛을 어둠으로 만드는 자들! 쓴 것을 단 것으로 만들고 단 것을 쓴 것으로 만드는 자들! 다섯째 불행하여라, 스스로 지혜롭다 하는 자들 자신을 슬기롭다 여기는 자들! 여섯째 불행하여라, 술마시는 데에는 용사들이요 독한 술을 섞는 데에는 대장부인 자들! 뇌물 때문에 죄인을 죄 없다 하고 죄 없는 이들의 권리를 빼앗는 자들!
그래서 예수님께서 나는 포도나무요 라고 하실 때에 그냥 포도나무가 아니라 참 포도나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포도나무로 심어졌지만 유다처럼 변절하여 들포도를 맺는 나무가 아니라 참 포도나무로 좋은 열매를 맺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다는 말씀입니다. 가지와 넝굴가지들을 깨끗이 손질하지 않아서 그리고 여기가 포도밭인지 엉겅퀴밭인지 분간할 수 없이 만들어서 들짐승들이 제 집인줄 알고 헤집고 다니게 만든 게으르고 타락한 포도나무가 바로 유다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당신을 일컬어 참 포도나무라고 말씀하십니다. 깨끗하게 손질 된 참 포도나무입니다. 결국 가지가 깨끗하게 된다는 것은 원 나무에서 멀리 뻗어나간 가지를 모두 끊어 버린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포도나무는 스스로 긴 가지, 넝쿨 가지의 수액을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농부이신 아버지가 가지를 치지 않아도 참 포도나무는 스스로 그렇게 하기도 합니다. 깨끗해진 가지에서 새순이 돋아야 비로소 그 생명의 기운으로 새로운 가지에서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만끽하는 이 때에 참 포도나무이신 예수님처럼 우리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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