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나해 연중제5주간 금요일 마르7,31-37 이방인 순례(제주협력)

jasunthoma 2015. 2. 13. 22:1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십니다.

본문에는 예수님의 간략한 이동 경로만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 여정 중에 짤막짤막한 당신의 행적들을 생각해보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며칠이나 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예수님의 여정을 살펴보면 갈릴레아 호수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방인 지역을 크게 한바퀴 도는 코스로 순례를 하신것입니다.

갈릴래아 호수의 둘레가 약 53km 이고, 남북으로 21km, 동서로 11km 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마도 200km 이상을 여행하셨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긴 동선으로 순례를 하셨을 것입니다.

 

우리 신앙선조들은 박해 받을 때 한강을 중심으로 서울 외곽을 크게 한바퀴 돌며 순례를 여정을 걸었습니다.

성지순례마라톤 수리산 손골 남한산성 천진암 마재 구산~~~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무었때문에 이방인지역을 순례하셨으며 또한 순례하는 동안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오늘 복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지중해 해안도시인 티로에서 머무시면서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어린딸을 구해주신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전 복음들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 -> 물위를 걸으시는 예수님 -> 마르/마태 : 페니키아 여인의 딸을 구하심  =>요한 : 생명의 빵

 

즉 예수님께서 이방인 지역을 넓게 잡아돌며 복음선포 순례여정을 떠나신 것은 자녀들에게 당신의 "생명의 빵"을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테카볼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로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십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예수님과 그 일행을 보고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엊어 주십사고 청합니다.

즉 귀먹고 말 더듬는 이에게 강복해 달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강복하시기 전에 먼저 그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그리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고 복음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뛴다는 말이 있습니다.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겁니다.

의학적으로는 많이 뛰어다니고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는 단내는

몸에서 따뜻한 기운이 분출되어 정화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런경우 침 속에는 우리 몸에 좋은 여러가지 성분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침을 아픈 곳에 바르면 상처가 빨리 아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귀먹고 말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왔을까요?

귀머거리 벙어리(반벙어리)는 마르코 복음에만 등장합니다.

마르코 복음의 특징은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쓰여졌다는 점입니다.

에수님 당대에는 그리스도인이 세부류로 나뉘어져있었습니다.

히브리계 그리스도인/ 헬라계 그리스도인/ 이방계 그리스도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방인 지역을 순례하시는 모습은 마르코 복음사가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르코 복음사가는 헬라계 그리스도인 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방인 지역에서 태어났으며 자랐으며 교육받았습니다.

이방인 지역에서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복음서를 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풀이해 놓았습니다.

"에파타" -> "열려라"

"탈리타 쿰" ->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히브리어를 헬라어로 풀이해놓았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방인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큰 고충은 언어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수사님 중에서 어린시절부터 이태리에서 자라 약 20여년을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한국계 이태리인도 아니고 이태리계 한국인도 아닌 순수한 한국인 입니다.

다만 이태리에서 초중고등하교를 졸업하고 대학까지 나와서 사회생활까지 어느정도 하시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말이 상당히 서툴다는 것 뿐입니다.

부모님이 모두 한국분이시기때문에 순수한 한국사람입니다.

그런데 이태리에 있을 때에는 이태리 아이들에게 이태리말이 어눌하다고 놀림을 받았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말을 더듬는다고 놀림을 받았습니다.

요즘 우리 주위에 외국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방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외에 나가면 우리가 외국인/ 이방인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더불어 살아가면서 넓은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할 때 귀먹은 우리는 듣게되고 말못하는 우리는 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