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가해 연중제6주일 마태5,17-37 작은계명(성바)

jasunthoma 2014. 2. 16. 04:00

어릴때 연필챙기지 않고 학교간 적이 있습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연필을 빌리고 있는데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학교오는데 공책만 챙겨 오는 사람은 총알없이 총만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사람과 같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총알이 아닙니다.

 

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이 입니다.

그래서 평시에 관물대에 비치된 개인 소총에는 공이를 빼서 따로 기제계 창고에 보관합니다.

탄알을 몰래 빼돌려 총알을 장전하더라도 공이가 없으면 발사가 되지 않아서 우발적인 사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이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뇌관을 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배가 아무리 크고 또 거센 바람에 떠밀려도 키잡이의 의도에 따라 아주 작은 키로 조종됩니다.

그렇듯이 아무리 좋은 총에 총알이 장전되더라도 그 탄알의 뇌관을 치지 못한다면 총알은 날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 계명들 가운데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자라고 불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가장 작은 계명은 과연 뭘까요?

계명 가운데 무슨 계명이 가장 작은 계명이 될까요?

탐하지 말라는 계명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십계명을 배열된 순서대로만 그 중대함을 따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부분은 1계명부터 8계명까지로 하라와 하지마라로서 인간의 몸가짐 상태인 우리의 언행과 행위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둘째 부분은 아홉번째와 열번째 계명으로 무엇을 탐하는 인간의 마음 가짐 상태인 본능과 생각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만약 빵을 훔쳐먹은 사람이 있고 빵을 보고 군침을 삼킨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는 빵을 훔쳐 먹은 사람은 죄를 지었다고 말합니다.

도둑질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빵을 보고 군침을 삼킨 사람은 죄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탐하기만 하고 훔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느 계명을 어긴 사람이 더 큰 죄인입니까?

훔친 사람입니까? 탐한 사람입니까?

분명히 훔친사람입니다.

그러면 남의 재물을 그리고 남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는 아홉째와 열번째 계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합니까?

마음이 끌릴때일수록 생각이 단호해야합니다.

정신을 바짝차리고 분명한 생각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본능을 다스릴 필요가 있습니다.

 

인류에게 있어서 최초의 계명은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하느님의 명령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태초에 사람을 만드시고 에덴동산에 무수한 나무를 심으셨습니다.

그리고 동산 한 가운데에는 두 그루의 나무를 심으셨습니다.

한 그루는 생명나무고 다른 한 그루는 선과 악을 알게하는 나무였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명령하십니다.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하는 나무에서는 따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런데 뱀의 꼬임에 빠져 동산 한 가운데 나무를 바라보니 탐스러워 보였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인 십계명은 본능의 법이 아니라 이성의 법입니다.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해야 합니다.

예하고 아니요는 인간의 본능이 아니라 이성의 결실입니다.

사탄은 하느님이 하라는 것을 하지마라고 하고 또 하느님이 하지마라는 것을 하라고 합니다.

어디에 예를 해야하고 어디에 아니요를 해야할지 우리는 분명히 잘 알고 있습니다.

작은 계명일 수록 본능이 아니라 이성에 따라 행동해야 율법과 예언서는 폐기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가장 작은 계명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깨어 기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