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다해 연중제20주간 수요일 성비오10세교황기념 마태20,1-16 공평한 꼴찌

jasunthoma 2013. 8. 21. 03:13

여러분들은 빨리 달리는 것을 잘하십니까?

아니면 오래 달리는 것을 잘하십니까?

또는 빨리달리는 것을 좋아하십니까 오래달리는 것을 좋아하십니까?

세상은 빨리달리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지만 오래달리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습니다.

경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달린다고 무슨 자랑거리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해진 규칙안에 누가 얼마만큼 더 단 1초라도 빨리 달려야만 상을 주는 것이 바로 세상의 이치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오래 달리는 것의 의미도 한번쯤 되세겨 볼 수 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되는 장면을 비유를 통하여 이야기 해 주십니다.

여기서 주인은 일꾼의 품삯인 한 데나리온을 가장 나중에 온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나누어 주십니다.

그런데 모두가 받게 될 한 데나리온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모두에게 주어진 한 데나리온은 우리네 인생살이를 통해서 얻게 될 하늘나라의 상급일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품삯입니다.

하지만 세상살이에서 가장 일을 적게하고 가장 늦게 일을 시작한 이들에게 먼저 한 데나리온을 흔쾌히 주십니다.

즉 막판에 와서 한 시간만 일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품삯을 주십니다.

오히려 먼저 품삯을 주십니다.

 

하루의 의미를 잘 생각해 보면 오늘 복음을 받아들이는 꼴찌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루에는 이른 아침 아홉시 열두시 오후세시 다섯시와같이 참으로 다양한 시간들이 있습니다.

유다인들의 시간계념에 의하면 하루의 시작은 이른 아침이 아니라 저녁입니다.

따지고보면 막판 다섯시에 와서 딱 한시간만 일한 일꾼이 사실은 하루 중에 가장 이른 시간에 와서 일한 첫째 일꾼이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 일꾼에게 먼저 품삯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계속해서 일을 못한 것은 그 일꾼의 잘못이 아닙니다.

규정이 그렇게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무익한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이른 새벽부터 하루 온 종일 열심히 일한 사람이 우리에게 전해 주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면 능력이 있는 사람과 능력이 모자란 사람이 함께 포도밭에 함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포도밭을 그리워하고 그곳에 들어가는 일은 분명 좋은 일입니다.

일꾼은 자기의 행실이 아니라 포도밭에서 일하는 그 자체로 상급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누가 많은 포도를 따냈는가가 아니라 포도향을 온 몸으로 느끼며 일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선한 주인은 품삯을 공평하게 줍니다.

단 약자의 편에서 그렇게 공평하게 줍니다.

세상의 통치자들은 무익한 사람과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가려내어 내 쫓아버리고 첫째만을 곁에 두려고 하지만

선하신 포도밭 주인은 모든이를 받아들이되 꼴찌를 더 먼저 챙겨 주신다는데 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꼴찌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잘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