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다해 연중제5주간 화요일 마르7,1-13 복스러움(성바)

jasunthoma 2013. 2. 12. 04:13

어릴적에 형이 학교갔다 오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며 문제를 하나 내었습니다.

'닭은 알을 낳고, 알이 없이는 닭이 나올 수 없고'를 계속 생각하다가 잠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전통으로 인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폐기되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규정도 필요하지만 계명을 어기면서까지 규정을 지켜서는 안된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이 무슨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입니까?

먹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먹는데 무슨 규정이 필요합니까?

모든 유다인들은 한움큼의 물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특히 장터에서 돌아온 뒤에는 몸을 씻지 안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이를 보면 씻는 것과 먹는 것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먹는것보다 더 큰 규정이 어디 있을까요.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양식으로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모든 양식을 주신 것은 먹고 힘을 내어서 "자식을 많이 낳고 이 땅에서 번성"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고 복을 내리셨습니다.

그 복을 받은 사람은 복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 복스러운 모습을 보시며 참으로 좋아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왠지 복스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복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지키지 않고서는 하느님의 복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입니다.

닭이 아니라 알이 먼저라고 확정지어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알은 품어주지 않으면 부화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샘입니다.

규정에 얽매여 하느님의 복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한 모습입니다.

어찌보면 복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삐쩍 마른 장작처럼 보입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기쁜 마음으로 복을 많이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