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중이야기

병아리의 기도

jasunthoma 2012. 3. 27. 21:09

따사로운 햇살과 신선한 바람이 콧끝을 스쳐요.

알을 품던 암닭은 접은 날개를 펴고

이녁집 새밋가로 마실나가요.

엄마엄마 같이가요.

손을 꼭 잡고 싶지만

여울어진 알 속에서 세수도 못한채

헝클어진 머리를 틀고

무거운 눈거풀에 감긴 눈을 부비며

옅어진 껍질을 두드려 두드려

따라나서고 싶지만

아직까지 껍질 속은 자유롭지 못해요.

작은 부리로 쪼아보려하지만

목을 돌릴 여유가 없네요.

품고 있던 암닭 날개사이로

봄바람이 스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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