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중이야기

십자가의 자화상

jasunthoma 2012. 1. 10. 10:23

하루라는 외투를 벗고 외딴 자리에 누울 때

밑바닥으로부터 잠시 떠오른 영혼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소외감에 질식된 육신을 바라본다.

혼돈속 휘감아 돌던 세상은 참새들의 방앗간.

거룩한 영혼의 무게에 눌린 하루를 쪼아대며

외투에 가린 수치를 털어내려 하지만

접힌 날개를 다시 펴기엔 너무 어둡다.

육신을 내려놓고 나서야 알 수 있는 십자가.

내려놓기 전에는 엉킨 영혼의 실타레.

곤한 밤 투정부리는 자화상이 귀엽다.

'이나중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투의 효력  (0) 2012.01.17
시골밥상  (0) 2012.01.13
하느님의 귀여운 모상  (0) 2012.01.05
복을 그리며  (0) 2012.01.01
스승예수 아기예수  (0) 201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