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두메산골- 03/07/20
인적 없어 조용한 곳
첩첩 산이 길을 막은 곳
새벽인 듯 구름 속 장닭 소리에
노친은 말없이 일어나 정지로 향한다.
아궁이에 불이 붙으면
가마솥에 김이 오른다.
장작불에 이밥 먹는 동네
지금은 누구를 위해 밥을 하는지
골 깊은 주름처럼 또렸하다.
여름방학에 아비 손잡고 온 손자 녀석들
담 없는 마당에 나타나면
홀로 노친은 흥이 난다.
밭을 가로질러 이리저리 씨암닭을 쫓아도
홀로 노친은 흥이 난다.
소란스런 메아리는 어느새 잠들었다. - [피정하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