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이야기

마태 7,6.12-14(좁은 문)

jasunthoma 2008. 6. 16. 08:42

"거룩한 것을..., 진주를...., 너희는 좁은 문으로..."

'유행따라 사는 것도 제 멋'이라는 노랫말이 있다.

시집가고, 장가들고, 출세를 위해 주요인사를 만나고, 잔치를 벌이고,

눈에 띄는 옷을 입고, 최신 헨드폰에, 잘나가는 자동차에,

매일매일 바꿔 다는 악세사리에, 귀고리에, 반지에, 목걸이에, 시계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이 우리를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있다.

또한 '저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은 못 짓더라도

귀농하여 전원주택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려는 젊은 퇴직자들도

유행따라 사는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요즘은 농촌에 살아도 있을 것은 다 있고

오히려 도시에 사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으려고,

도시 못지않게 잘 꾸며놓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신다.

좁은 문은 유행과 거리가 멀다. 유행은 많은 사람들이 쫓는 넓은 문이다.

너도나도 경쟁하듯이 들어가려는 넓은 문이 바로 지금 흥행하는 유행이다.

좁은 문은 형식에 있지 않다. 좁은 문은 그 내용에 있다.

율법과 예언서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이다.

율법의 정신, 예언서의 정신이 율법서라는 귀한 책보다 더 좋고,

예언서라는 좋은 책보다 더 좋다.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먹고 마시는 것에 사로잡혀 멸망에 이르게 된다.

하느님의 일을 생각한다는 것은

당장에 먹을 것이 안 나오는 정신적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성체조배, 기도, 묵상, 거룩한 독서, 성무일도 등을 바치는 데

무슨 먹을 것이 나오는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악한 도시 소돔과 고모라에 유행따라 살던 사람들이 갔던 길이

바로 멸망에 이르는 넓은 문이라고 가르치신다.

하느님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신활동을 우선에 둔다.

이 정신은 가난, 정결, 순명의 정신이 담긴 주님의 정신이다.

이 정신은 진주가 조갯살 속에서 형성될 때 조개가 당하는 고통을 함께 포함한 정신이다.

조개의 살을 애는 아픔으로 말미암아 진주가 형성되듯이

육신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맑고 숭고한 정신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이 좁은 길, 이 비좁은 길, 생명의 길로 이끌리도록 늘 깨어서 기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