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과부가 성전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가난한 과부가 실재로 헌금함에 돈을 넣은 것은 랩톤 두 닢이었다고 오늘 복음은 전해주고 있습니다. 렙톤은 아주 작은 동전입니다. 동전 중에서 가장 얇고 작은 동전입니다. 이 동전 두 개를 합치면 콰드란스 한 닢으로 셈할 수 있는 동전이라고 합니다. 랩톤은 그리스 동전이고 콰드란스는 로마 동전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로마의 빌라도 총독이 지배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통용되던 동전은 콰드란스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난한 과부는 그리스 동전 두 개를 넣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난한 과부는 그 동전 두 개를 어떻게 구했을까요???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그가 넣은 동전 두 개를 보시고 생활비를 모두 다 넣은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과부가 콰드란스가 아니라 랩톤으로 낼 수 밖에 없는 처지였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아마도 과부가 성전에 올라오면서 먹으려고 가져왔던 양식을 동전으로 환전하는 모습을 예수님께서는 지켜 보시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공생활을 시작할 당시에 광야에서 유혹을 마치시자 나자렛 회당에서 희년을 선포하시면서 공생활을 시작하십니다. 희년을 선포한다는 것은 그만큼 생활하기가 어려운 시기라고 짐작해볼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열왕기에 나오는 가난한 사렙타 과부 이야기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엘리야가 사렙타 과부에게 기적을 베푸는 이야기인데, 과부가 가지고 있었던 마지막 남은 밀가루 한줌과 조금 남은 기름으로 빵 과자를 구워서 엘리야에게 봉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때 그 밀가루 한줌과 조금의 기름이 오늘 복음에서 가난한 과부가 궁핍한 가운데에서 생활비를 다 넣었던 렙톤 두 닢을 구하는 장면을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과부는... 가진것,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다” 여기서 과부가 넣은 헌금을 생활비라고 했습니다. 생활비가 뭡니까??? 생활비는 비온βίον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기본형 비오스βίος는 삶입니다. 그렇다면 생활비는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생명유지 비용입니다. 루카8,43에서 하혈하는 부인이 의사들을 찾아다니느라 탕진했던 가산이 비오스βίος입니다. 마찬가지로 루카15,30에서 되찾은 아들의 비유에서 작은 아들이 탕진했던 아버지의 가산 또한 비오스βίος입니다. 즉 그것은 그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생활비 모두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생각해본다면 과연 얼마가 필요할까요??? 나는 오늘 얼마만큼 있으면 내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해봅시다. 얼마의 비용이면 될까요???
오늘 이러한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보시고 난 후에 예수님께서는 성전파괴를 예고하십니다. “너는 이 웅장한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여기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예수님 시대에 유대인 전통에 따르면 이제 곧 성전이 파괴되면 소위 “통곡하는” 벽이라고 불리게 될 부분만 남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부분은 가난한 사람들의 봉헌금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성전이 허물어지지 않게 잘 관리하여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성전으로 봉헌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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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해 연중제34주간 월요일 루카21,1-4 (20241125 부산협력)
1. 자기가 가진 것을 내어놓기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려주는 예화
금화세개가 있다면 나누어준다
은화 세 개가 있다면 나누어준다
동전 세 개가 있다면 나누어준다 -> 그것만은 안된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가진 것이 동전 세 개이기 때문이다.
2. 사무엘이 다윗에게 이야기한 비유
염소 아흔아홉 가진 사람의 손님이 찾아왔는데 자기가 기르던 염소 아흔아홉마리를 놓아두고 종이 키우던 염소를 잡아서 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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