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들어 하느님의 나라를 설명해 주십니다.
먼저 겨자씨의 비유에서 겨자씨가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겨자가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 . . 겨자가 자란다고 나무가 됩니까??? 그런데 나무가 된 것입니다. 풀 한포기라도 새들이 깃들일 수 있는 한그루의 온전한 나무가 되는 것이 곧 하늘나라의 모습에 합당하다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누룩의 비유에서 밀가루가 부분적으로 발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온통 모두 그렇게 부풀어 올랐다고 말씀하십니다. 복음 본문에는 감추어두다 덮어두다라는 “엥크륍토”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누룩을 밀가루 서말 속에 넣어서 덮어두고 감추어둔다는 것입니다. 누룩이라는 말이 “즈뒤메”인데 즈뒤메는 거짓/부패/허위 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하늘나라는 거짓과 부패와 허위라는 누룩을 하얀 밀가루 서말 속에 넣어서 먹기좋고 맛있는 빵을 만드는 일이 하늘나라의 모습에 합당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겨자씨와 누룩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겨자씨와 누룩은 둘다 씨앗이지만 좋은 씨앗이 아닌 것이 공통점입니다. 겨자씨는 먹으면 톡쏘는 매운맛 때문에 눈물을 머금지 않고는 먹기가 힘든 씨앗입니다. 그리고 누룩은 으깨어진 씨앗에 곰팡이가 핀 그야말로 먹을 수 없는 곡식입니다. 하지만 그런 겨자씨와 누룩이라고 할 지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둘의 공통점이 아닐까???합니다.
이렇듯이 하늘나라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근본으로 돌아가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큰 나무였지만 자연재해와 먹이사슬로 인해서 아주 독하고 초라하게 독초로 바뀌어버린 겨자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살기위해서 굴절되었던 자기 모습이 온전히 회복되는 일이 곧 하늘나라의 모습이 아닐까???합니다. 누룩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리사이의 부정부패의 상징이 누룩이죠. 누룩 또한 숨 쉴 틈이 없는 퍽퍽한 밀가루 반죽 속에 거품을 불어 넣고 부풀어 오르게 해서 밀가루 반죽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서 먹기 좋고 맛있는 빵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늘나라는 자기 본래의 모습으로 변화되어가는 일이 아닐까???합니다.
오늘하루 우리 안에 내재된 선하고 거룩하고 경건한 말씀의 씨앗으로 당신은총의 풍성한 부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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