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그물에 비유하십니다.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이 가득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리스어본에서 그물은 사게네σαγήνη입니다. 사게네는 큰 그물을 의미하는데 예인망, 후릿그물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복음 본문에 의하면 정치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사실은 정치망보다는 큰 사각형의 통발형 그물로 이해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이기 때문입니다. 던져놓고 일정한 시간 기다렸다가 물고기가 모아들여지면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그물코가 촘촘하지 않아서 작은 고기들은 들락날락하면서 그물 속인지 그물 밖같인지 알지도 못하고 드나듭니다. 그리고 항상 그물 속에는 먹을 것이 있기 때문에 자기 집 드나들 듯이 먹고 마시고 뛰어놉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서 성장하게 되면 다 커서도 그물 속을 들어가려고 모여들게 됩니다. 왜냐하면 어릴 때부터 그 속에서 먹고 마시고 뛰놀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물코로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그물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기에 이릅니다. 모여든 물고기들은 그물 코를 뚫고 들어가기도 하고 또는 통발구멍으로 들어가서 빠져나가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물고기들은 그물 속으로 모여듭니다. 물고기가 안으로 모여들어 그물 속이 가득차면 그것을 물가로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버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모습이 바로 하늘나라의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보물θησαυρός떼사우로스)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집주인은 집을 소유한 사람이 아닙니다. 집주인은 집을 사랑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집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집을 온통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좋은 것을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밖으로 던져버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나쁜것도 그릇에 담아놓습니다. 집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집을 사랑할 때에 집주인이 되듯이 마찬가지로 하늘나라를 사랑하면 하늘나라의 주인이 됩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일곱가지 비유로 말씀하신 모든 것들이 하늘나라에 관한 비유입니다. 당신을 따르는 모두가 하늘나라의 주인이 되기를 바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밀알의 비유,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 밭의 보물의 비유, 진주의 비유, 그물의 비유 이 모든 비유들이 하늘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차지하게 될 하늘나라를 상징하는 비유입니다. 오늘 제1독서 탈출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름이 만남의 천막을 덮었다고 했습니다. 모세는 그 구름기둥이 성막에서 올라갈 때마다 길을 떠났습니다. 구름이 올라가지 않으면 그 구름이 올라가는 날까지 길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모든 여정 중에 이스라엘의 온 집안이 보는 앞에서 낮에는 주님의 구름이 성막 위에 있고, 밤에는 불이 그 구름 가운데에 자리잡았습니다. 즉 하늘나라는 구름이 계약의 궤를 모신 천막을 덮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렇듯이 우리도 오늘 하루 “만군의 주님 당신이 계신 곳 사랑하나이다!”라는 기도가 우리 공동체에, 또한 우리가 머무르는 곳을 구름처럼 덮을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한머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중제18주간 수요일 마태15,21-28 이방인지역 첫 복음선포 첫 소문(20230809 리디아//서동성당) (0) | 2023.08.09 |
---|---|
연중제18주간 화요일 성도미니코 마태14,22-36 진리의 말씀과 신비로운 활동인 사랑 (20230808 리디아//행운동성당) (0) | 2023.08.09 |
가해 연중제17주간 화요일 마태13,36-43 가라지 고집과 시기심(20230801 대전협력자) (0) | 2023.08.01 |
가해 연중제16주간 금요일 마태13,18-23 말씀과 깨달음(20230728 대구협력자) (0) | 2023.07.27 |
가해 연중제16주간 월요일 마태12,38-42 고래 배 속 요나의 회개(20230724 부산협력자) (0) | 2023.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