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부활팔일축제 목요일 루카24,35-48 (20230413 성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사명을 부여해 주십니다. 또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하고 45절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성경을 깨닫게 해주신 성경은 어떤 성경일까요??? 여기서 말하는 성경은 무슨 성경을 말하는 것일까요???? 구약성경이겠죠. 바로 전 구절 44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말한 것처럼, 나에 관하여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기록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 바로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성경 즉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성경은 구약성경인데 그렇다면 이 말씀은 구약성경 어디에 기록되어 있다는 말씀일까요???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이 말씀은 불가타본 신약성경에서는 12차례 언급되고 있습니다. 마태오복음에서 3차례, 마르코 2차례, 루카 4차례, 사도행전 2차례와 코린토1서 1차례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말이 구약성경 어디에 기록되어 있는 말씀일까요??? 구약성경 어디에도 없는 말씀입니다. 다만 예수님께서 성경을 통하여 아버지의 뜻이 그렇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던 말씀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기록된 대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탈출기 19장과 20장에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 도착해서 하느님과 계약을 체결하고 십계명을 받는 장면입니다. 19장과 20장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과 내일 그들을 성결하게 하고 옷을 빨아 셋째 날을 준비하게 하여라” 이 말씀을 듣고 산에서 내려온 모세는 셋째 날 아침 십계명을 선포했습니다. 우렛소리와 함께 번개가 치고 짙은 구름이 산을 덮은 가운데 뿔 나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모세는 십계명을 선포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십계명의 내용이 무엇입니까??? 죄를 규정하는 내용이지요. 죄를 규정하는 것과 예수님이 오늘 제자들에게 성경을 깨닫게 해주신 말씀인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원복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원복음에 해당하는 성경구절을 창세기 3장 15절로 보는데 이런 내용입니다.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원복음은 하느님께서 뱀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여기서 네 후손은 뱀의 후손 즉 죄의 후손이고 여자의 후손은 새로운 아담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봅니다. 이 장면은 서로가 서로에게 죄를 짓는 모습입니다. 물고 물리고, 먹고 먹히는 혼돈스러운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 . 하지만 그 후에 모세가 십계명을 받음으로써 죄가 선포되었습니다. 모세의 십계명을 통해서 죄가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죄를 드러내고 밝히게 됨으로써 죄를 물리치고 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서로 물고 물려서 누가 잘했고 잘못했다고 규정할 수 없는 세상에 즉 원복음이 지배하던 세상에 새로운 복음이 바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또한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이 말씀은 죄를 짓고 사흘을 넘겨서는 안된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사흘만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말씀은 우리가 교회를 통하여 고백하는 신경의 기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도 우리 죄를 물리치시고 부활하신 우리 주님의 부활을 함께 기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