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과 아름다움은 어떻게 다를까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가 에 따라
그리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가 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가 유종의 미를 거둔것 같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당신을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기를 바라십니다.
십자가는 사실 부끄러움 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십자가를 지고 바둥 거리는 모습을 보일때에 한해서 그렇습니다.
내가 진 십자가를 놓아버릴까 하고 망설이고 이리저리 눈치를 살필 때에 그렇습니다.
하느님께 내가 진 이 십자가가 합당하냐고 끝임없이 묻는다면 몰라도 내 의지로 십자가를 이리저리 저울질 하여 마지 못해 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정말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제 십자가만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창피합니다.
십자가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도 형제도 친척도 친구도 아무도 없습니다.
또 있으면 뭐합니까? 연락도 안오고 연락도 안하는데. . .
십자가가 없으니 하는 일도 싱겁고 죽기 살기로 하지도 않습니다.
행여 그러다가 정말 죽을까봐 살살 하는 지도 모름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십자가를 보면 사실 저보다 더 부끄럽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히셨고 저는 아직은 못박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종신서원을 통해서 사형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제 3처 첫번째 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넘어진김에 아예 푹 쉬었다 가려고 엎드려 묵상하다가 지금은 아예 잠들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어찌보면 은빛 십자가 보다 황금빛 둥근 메달을 더 갈망합니다.
모나고 각진것 보다 둥글둥글한 것을 그리고 차가운 것 보다 따뜻한 황금 빛을 더 좋아 합니다.
하지만 변치않는 황금빛 메달은 경쟁심과 부러움을 유발하여 시기심과 분열을 가져다 주지만 투박한 은빛 메달은 일치와 화합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그럼으로 황금빛 메달이 가지지 못한 너그러움으로 온 세상을 다 품을 넉넉함을 가져다 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당하였다가 사흘만에 되살아나는 영광스러운 사람입니다.
반면 세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사람은 자기 목숨을 구걸하다가 자기 자신을 잃거나 스스로 자기 목숨을 해치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제 십자가를 치워버려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은 구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온 세상을 다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소금 인형이 바다에 자신을 녹임으로써 바다가 되었듯이 우리가 세상을 다 가지려면 온 세상에 녹아 세상이 되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온 세상을 얻었더라도 인간은 스스로를 구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공덕을 주님께 바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와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세상에 자신을 봉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에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와 있고 그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십자가 안에 세상의 모든 지혜와 지략, 축복과 저주, 아름다움과 부끄러움, 넉넉함과 부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십자가의 길을 알려주셨고 우리는 그 길을 따라 오늘도 이 세상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재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예수님 안에서 내 십자가의 길은 어디쯤 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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