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안에서 축복과 강복 사이에는 무었이 있을까요?
사실 전례 예식서(축복예식서) 원문에서는 축복과 강복의 구분이 없습니다.
모두 Benedictio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Benedictio를 축복과 강복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축복은 복을 빌다는 의미로, 강복은 복을 내리다는 의미로 구분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셨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요한의 말대로 물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자 성령이 그분 위에 내리시면서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하는 하늘의 음성을 들으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하게 다가오는 장면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기도하시는 예수님과 온 백성들입니다.
먼저는 예수님께서 물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시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루카복음에서는 기도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즉 물로 세례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성령이 임하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기도가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둘째 장면은 온 백성들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온 백성이 세례를 받으신 다음 맨 끝에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세례를 받으시고 난 다음 기도하실 때 온 백성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다 돌아가고 예수님과 요한만 남아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하늘의 음성이 들렸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렇지 않을것 입니다.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실 때에 예수님의 제자들과 요한의 제자들 그리고 온 백성이 예수님 곁에 모여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으로는 입 딱 다물고 침묵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무말도 안하고 눈을 감고 있거나 혹은 뚫어져라 예수님과 요한을 쳐다보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올때 최소한 침묵하면서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조용히 침묵중에 부채를 들고 내려온다면 천사가 아니라 선녀겠지요.
천사가 내려올 때도 그런데 하물며 성령이 내려오실 때에는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이루 형언할 수 없이 장엄한 찬미와 찬양과 감사와 흠숭의 노래가 울려퍼졌을 것입니다.
서두에서 축복과 강복 사이에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드렸는데요.
그 사이에 기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전례안에서 우리는 하늘로부터 직접 복을 받기에 그리고 미약함을 고백하기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도 스스로 복을 빌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기에 복을 빌어주는 사제이신 그리스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도또한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물의 세례와 성령의 세례 사이에는 기도하시는 예수님이 계시는 것과 같이
축복과 강복 사이에는 우리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과 우리의 모습이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오늘 복된 성사를 몸소 받으신 예수님과 함께 찬미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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