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나해 주님승천대축일 마르 16,15-20 복음선포

jasunthoma 2012. 5. 19. 09:31

까마귀는 어떻게 웁니까?

깍~ 깍~ 하고 울지요.

그런데 제가 듣기에는 까마귀 울움 소리는 왠지 좀 더 당돌하고 뻔뻔하게 끄악~~ 끄악~~~ 하고 들림니다.

어떻든지 여러분은 까마귀 울음소리를 들으면 어떻습니까?

왠지 재수가 없을것 같다구요?

저는 까마귀 울음 소리를 들으면 왠지 악한 기운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 수도원에서 아침 기도와 미사 후에 약 30분가량 묵상시간이 흐르는데요.

하루는 담배가계 할머니와 옆집 할아버지가 서로 다투듯이 저리가라고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니 지붕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까마귀를 쫓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까마귀를 쫓아버리려고 할까요?

만약 지붕위를 하얀 두루미 한 쌍이 날아든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두루미를 향해서도 마찬가지로 큰 소리를 지르며 내 쫓아버릴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남겨두고 승천하십니다.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당부하십니다.

어느 맑고 화창한날이었는데요.

초인종이 울려서 대문을 열었더니 곱게 단장한 중년의 자매님 두 분이 서 계셨습니다.

그들은 하얀 양산을 쓰고 저를 향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들어가도 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혹시 누구를 찾으시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예수님을 믿으라며 팜플렛을 건네 주는 겁니다.

여호와의 증인이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했을까요?

자매님들을 향해 방긋 웃어보이면서 저도 예수님을 믿는 제잔데요하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실 때 어떻게 하셨습니까?

비록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처럼 곱고 화려하게 차려입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비록 말끔하게 차려입기는 하였지만

그들 속은 탐욕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의 누추한 모습을 도저히 받아들이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실 때에 인간과 동일한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너무나 완전 동일한 본성으로 오셨기에 우리는 참 인간이라고 고백합니다.

그것은 아담이 죄를 짓기 전의 모습이며 순수한 인간 그 자체의 모습입니다.

그러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믿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누구를 믿고 또 누구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까?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모든 피조물에게 가서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선포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러면 믿고 세례를 받는 이들은 어떻게 됩니까?

가톨릭교리서 405항에 보면 '세례는 인간의 원죄를 없앤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이미 아담이 지은 죄의 상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원죄에서 해방되었으니 천사와 같아져서 세속의 온갖 괴로움을 훌훌 털고 저 하늘을 날으는 한 쌍의 두루미가 된 겁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예수님이 필요 없을까요?

자녀가 혼인을 했다고 부모가 필요 없는겁니까?

친정에도 안 가고 시댁에도 안 갑니까?

그렇다면 세례를 받았으니 더이상 성당에 안 다녀도 되는 겁니까?

그런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유혹에 걸리고 탐욕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아담도 마찬가지로 죽기까지 흙을 일구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례를 통하여 새 사람이 되었어도 우리는 죽기까지 온갖 행위들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담처럼 벌어 먹기 위해서 행하는 온갖 수고로움은 우리 인간을 약해지게하고 악으로 기울게 만듭니다.

그러면 이처럼 약해지고 악에 기울어 질 때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의 모든 권능을 펼치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현세에서만이 아니라 내세에서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 모든 능력을 부여해 주신다고 말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을 믿고 세례를 받은 이에게는

마귀들을 쫓아내고 뱀을 집어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낳는 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부여된 이 권능을 수건에 싸서 땅 속에 묻어 두어서는 안 됩니다.

온 세상 사람들에게 그리고 피조물에게 내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우리의 온갖 행위의 수고로움과 더불어 끝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오늘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구름에 감싸여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시는 날까지 복음 선포는 계속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