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한머금

나해 사순제2주간화요일 마태 23,1-12 구원의길

jasunthoma 2012. 3. 11. 14:03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들과 제자들에게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고 하십니다.

자신을 낮추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을 낮추는 일일까요?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에게 순종하는 것이 자신을 낮추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나를 가장 잘 알고 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

그리고 함께 먹고 입고 잠잤던 형제 자매들입니다.

우리는 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존댓말을 쓰며 예의를 갖추지만

나와 정작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가족에게는 말을 막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를 가장 잘 안다고 하는 분들이 나를 가장 잘 모르고 힘들게 하고 곤욕을 주기도 하지요.

열길의 물 속은 알아도 한길의 사람 속은 모르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를 낳아주신 아버지,

나를 길러주신 스승님,

나를 지도해 주신 선생님이 때로는 나를 가장 잘 몰라줍니다.

자신을 높이기를 바라시기 때문에 아들을 제자를 후계자를 낮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칙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비천한 인간이 되시기를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누구보다도 아버지라고, 스승이라고, 선생님이라고 불려야 하시지만

인간으로 오셔서, 인간의 짐을 지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기까지 인간의 권위에 순종하셨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성부 아버지께서 홀로 하느님이시고, 홀로 높으시고, 홀로 거룩하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독불장군으로 존재하여 피조물과 아무런 상관 없이 손가락 하나로 명령만을 일삼는 하느님의 모습은 아닙니다.

오히려 죄를 뒤집어 쓰시고 인간의 허물을 함께 짊어지신 하느님은 분명 자신을 밑바닥까지 낯추셨지만 그 누구보다 높아지신 것입니다.

여기서 낮춘다는 의미의 진가는 드러납니다.

분명 자신이 비천해 지셨지만 그것이 오히려 영광스러우십니다.

이것이 진정한 아버지이시고, 스승이시고, 선생님의 모습입니다.

오늘 하루 나를 낮추기 위해서 주님의 도움을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