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당봉을 올랐다.
초행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낯설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다.
곳곳에 추억이 베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북문에서 올려다 본 기암괴석은 아찔 할 정도다.
오르고 또 올라서 가까이 다가가니 멀리서 탄성을 자아냈던 만큼 경외롭지 않다.
더 오를 곳이 없는 아쉬움의 토로일까.
내려보는 자의 방만한 착시일까.
하지만 막힘없이 불어오는 바람과 가림없이 내리쬐는 햇살이 바위에 걸터 앉으니 곧 친숙해 진다.
내려오는 길은 아쉽다.
오를 때 스친 기억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