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다는 표지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바라기 때문에
누군가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나의 바람은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기를 원치않는가보다.
기도가 끝날 때쯤이면 마음이 홀가분하지 않고 개운치 않고 평안하지 않다.
누군가를 기다리기보다 무언가를 바랐기 때문일 것이다.
기도는 상한 마음을 녹이려 앉은 촛불이 아니다.
그래서 한 사람만을기다리는
변치 않는 조강지처의 곤한 마음은
곧 기도의 텃밭이 된다.
그런데 곤란한 심정으로 일어섰는데 어떻게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라는데 많은 시간을 써버린 욕구 탓이니
이제는 기다리는데 더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