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남은
스스로 하기도 하고
저절로 되기도 한다.
만들기도 하고 만들어지기도 한다.
스스로 만드는 때는 나를 위한 것이지만
저절로 만들어지 때는 모두를 위한 것이다.
자연이 숲과 초목으로 자라나고
동물이 짐승과 가축으로 자라나고
인간이 가족과 이방인으로 자라나는 것.
어제 내린 비는 오늘도, 내일도 골고루 내리고
연록의 신의대를 뿌리채 후벼먹는 멧되지는
이 능선 저 능선 가려운 곳을 찾아 긁고 다니며,
걸을까 뛸까 망설이는 동안에
어느듯 커져가는 아기의 울음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