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1
'그릇 속에 담긴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다 깨끗해 질 것이다'
그릇 속에 담아 둔 것이 착취와 부정으로 축척한 것이든 정당한 댓가로 열심히 벌어서 모아둔 것이든 일단 모아둔 곳, 그 재물에 연민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다. 한 집안 형제일지라도 통장에 돈을 모아둔 형제가 있으면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것을 모두 꺼내어 내 형제가 아닌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나면 통장도 비고 가난한 사람들도 받은 돈을 헤프게 써버릴 테니 결국은 모두가 가난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따지고 보면 쌓아놓고 조금씩 꺼내 먹는 것 보다 그날 먹을 것은 그날 생길 때 가장 만족한다. 왜냐하면 구한 만큼 생기게 마련이지만, 구해도 생기지 않을 수가 있는 상황에서 얻어진 음식은 기쁨을 더해 주기 때문이다. 쌓아 놓은 재물이 그의 계획에 따라 지출되기를 원하지만 내가 세운 계획따라 될 턱이 없다. 좀더 허리띠를 졸라메면 더 많이 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날마다 몸은 녹초가 되지만 그러는 동안 그릇 속에 든 것은 부패하고 만다.
미국에서 허리케인 피해를 당했을 때 정당하게 부를 축척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문을 잠그고 피신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당연한 듯이 잠겨진 문을 부수고 약탈했다.
너도 깨끗해지고, 나도 깨끗해지고, 그릇 속도 깨끗해지고, 잔과 접시의 겉도 깨끗해지는 방법은 있을 때 나누는 것이다. 나누면 아무리 부패해서 냄새나는 것도 향기로울 것이며 살이되고 피가되어 모든 것이 다 깨끗해질 양식이 될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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