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설악산- 03/09/29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어라.
곁가지는 폭우로 주저앉고
가운데 가지는 강풍에 부러졌다.
곧 새순이 나와서 그 자리를 메우고
또 한 철이 지났다.
곁가지가 제 아무리 굵고 열매를 많이 맺어도
한 나무 뿌리에서 시작됨을...
가지가 제 아무리 많고 높이 솟아도
깊은 뿌리로부터 샘솟음을...
모두가 우리가 되고
우리가 하나가 되고
통틀어 한 그루 나무라 한다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우람하게 자란 모습을 만끽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