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먼저이야기

거꾸로 나는 잠자리

jasunthoma 2008. 9. 2. 00:10

77 -거꾸로 나는 잠자리- 03/08/24

잡념은 장맛비와 같다.

비오면 우산을 쓰고 평소보다 걸음이 빨라진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비에 젖어든다.


어릴 때 잠자리를 잡아 꼬리에 실을 묶고

대작대기에 달아서 빙빙 돌린 적이 있었다.

잠자리는 아무리 빠져나가려 날개를 저어도 달아나지 못했다.

오히려 작대기를 치켜들고 달리기라도 하면

잠자리는 거꾸로 나를 수밖에 없었다.


묵상 중 잡념에서 빠져나가려는 내 모습이

어릴 때에 거꾸로 나는 잠자리의 모습과 너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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