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날마다 단식하시오- 03/03/06
어제는 재의 수요일!
단식을 했다. 아침 한 끼를 굶었다.
점심 때가 가까와 오자 배는 고팠지만 정신은 맑아 지는 듯 했다.
누구를 막론하고 끼니를 굶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굶는 이유를 물어 보면 제각기 이유가 다를 것이다.
어렸을 때의 일을 돌이켜보면 굶었던 생각이 한 가지쯤은 있다.
[ 어머니께서는 쌀이 떨어지면 밀가루를 사다가 장독에 숨겨두셨는데 나는 그것을 몰래 들추어 보곤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밀가루마저 바닦이 나고 말았다. 어떻게 해야할까 어린 마음에 걱정이 되었다. 배는 고프고 먹을 것은 없으니 오직 먹을 것을 생각할 뿐이었다. 착한 사람이라도 나타나서 먹을 것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고
이제는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기쁘게 굶을 수 있어서 좋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단식을 하지않는다고 사람들이 시비를 걸어오자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에 비유하여 복음을 선포하신다.
신랑이 같이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오면 제자들도 단식을 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바리사이들이 주장하는 단식과 예수님께서 비유로 설명하신 단식은 차이가 있다. 바리사이들의 단식은 육적인 단식으로 본다면 예수님의 단식은 영적인 단식으로 봐야한다.
이사야 58,6에 보면 "주 야훼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 주고 멍에를 풀어 주는 것, 압제받는 이들을 석방하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병자를 치유해 주시고 죄인들을 구원해 주셨다. 이렇게 예수님이 계실 때에는 제자들이 단식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바리사이들이 지키던 육적인 단식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단식을 해야 한다.
병자를 치유해주고 마귀를 쫓아내며 하느님께 가까이 가도록 인도하며 어제만 혹은 오늘만 단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시간 꾸준히 주님께 불리워 갈 때까지 단식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