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이야기

쉽게 뽑히는 이유<lu 6,12-19>

jasunthoma 2008. 12. 9. 23:49

2005-10-27

   좋은 회사에는 들어가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만 그들 중 뽑히는 사람은 얼마 안된다. 큰 회사에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이유는 그 회사에서 살아갈 희망을 걸고  재차 삼차 시험을 치러서라도 꼭 입사해서 조직에서 높은 자리에 오른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로부터 선택되어 뽑힌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열두 제자는 예수님을 따르는 많은 무리에서 선발되었다. 어떤 시험도 치르지 않고 뽑힌 것이다. 아주 쉽게 뽑힌 것이다. 그러면 예수님을 따르던 많은 무리 중에서 쉽게 뽑힌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위해서 그들은 아무것도 필요치 않았다. 뽑힌 자라고 해서 우쭐대거나 거만하지도 않았고 뽑히지 않았다고 해서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무리도 없었다. 현실로 봐서 뽑힌 제자들은 현재 삶에서 한단계 내려갔거나 현상유지를 한 셈이다.

    실제로 뽑힌 제자들은 아무것도 없는 예수님을 따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비천해 질 것이다. 애써 모든 것을 버리고 따르지 않고 모두를 짊어지고 따른다고 하더라도 현세에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는 비천한 신세가 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요즘도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뽑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은 다르다. 많이 뽑히지만 끝까지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그것은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인간적으로 비천해지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회사에서 승진을 하면 권력과 연봉이 오르지만 예수님 제자로서 높이 서임될 수록 내게 돌아오는 더 많은 봉사와 희생을 감내하지 못한데에 있지 않을까.